오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의 표현을 빌리면 ‘지루하고 평이한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할 것으로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평가다. 금리 결정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
블룸버그와 로이터가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에서도 이코노미스트 전원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응답자의 58%는 1분기 내내 정책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은 연말까지 약 45bp(0.45%p)의 인하 여지를 여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첫 25bp 인하 시점은 7월 전후로 예상된다.
■ 끈적한 물가, 버티는 성장… “지금은 서두를 이유 없다”
현재 미국 경제는 물가가 쉽게 내려오지 않는 ‘점착성 인플레이션’ 국면에 놓여 있다. 그러나 상승 압력은 제한적이며, 노동시장은 둔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악화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2026년 초를 겨냥한 재정 부양 가능성까지 남아 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정책금리는 중립 수준으로 복귀할 필요는 있지만, 그 이하로 낮출 필요는 없다”며 “연준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고용 안정에 대한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6년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통해 금리가 중립 수준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했다.
쏜버그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천 호프만 역시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시점에 열리는, 그러나 내용은 매우 ‘조용한’ 회의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2~3회 추가 인하가 합리적이지만, 변수는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월가의 공통된 진단… ‘비둘기파적 동결’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번 동결을 긴축 기조로의 선회가 아닌, 일시적 관망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른바 ‘비둘기파적 동결(dovish hold)’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회의를 “별다른 이벤트가 없는 회의”로 규정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미 세 차례 금리 인하를 통해 노동시장 안정에 나섰고, 이제는 그 효과를 점검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다음 25bp 인하를 6월로 예상하며, 9월에 금리를 3.00~3.25% 수준까지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노동시장 안정과 견조한 경제 지표가 인하 중단의 핵심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FOMC 성명서에서 경제 활동 평가를 기존 ‘완만함(Moderate)’에서 ‘견조함(Solid)’으로 상향하고, 지난해 9월 추가됐던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는 문구를 삭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는 연준이 현재 정책 수준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 관전 포인트는 ‘파월의 입’… 독립성 시험대
이번 회의의 초점은 금리 결정이 아니다. 시장의 시선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쏠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과 법무부(DOJ) 관련 이슈 등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파월이 어떤 수위로 대응할지가 핵심 변수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도 시장의 관심사다. 블랙록의 릭 리더 CIO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케빈 워시 전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를 마쳤으며, 조만간 지명자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 소수 의견과 점도표의 의미
이번 회의에서는 미란 이사가 50bp 인하를 주장하며 유일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는 올해 총 150bp 인하를 주장해온 대표적 비둘기파다. 반면 보우만 이사와 뉴욕 연은의 윌리엄스 총재 등은 현 정책 기조 유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셋마크의 케지아 사무엘은 “관세 압력 완화, 주거비 인플레이션 둔화, 노동시장 약화 등을 감안하면 연준은 2026년 다시 완화 사이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파월 의장의 신중하고 데이터 중심적인 발언 속에서 향후 경기와 물가에 대한 단서를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1월 FOMC는 시장을 흔들 ‘한 방’보다는, 견조한 경제 여건 속에서 향후 인하 시점을 가늠하는 조용한 탐색전에 가깝다는 평가다. 조용하지만 가볍지는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