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때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공시했고, 팔 때는 아무것도 알리지 않았다. 토큰포스트 분석 팀이 비트맥스 1,400억 거래 구조를 공시와 온체인 데이터로 추적했다. [편집주]
2025년 초, 코스닥 상장사 맥스트(377030)의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새 최대주주는 메타플랫폼투자조합. 관련 보도들은 이 인수를 김병진 사토시홀딩스 회장 주도의 거래로 해석했다. 인수 직후 사명은 비트맥스로 바뀌었고, 비트코인을 핵심 자산으로 삼겠다는 DAT(디지털 애셋 트레저리) 전략이 전면에 등장했다.
공시로 확인되는 거래의 흐름을 따라가면, 이 전략이 누구에게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가 드러난다.
메타플랫폼투자조합의 실체
맥스트는 2025년 1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메타플랫폼투자조합이 최대주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관련 공시와 보도에 따르면 이 조합의 주요 출자자에는 플레이크와 딥마인드플랫폼(현 사토시홀딩스)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며, 두 법인은 김병진 회장과 연결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2월에는 사명을 비트맥스로 변경하고 비트코인 투자사업 모델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경영권 이전 이후 대표이사는 홍상혁 대표로 변경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사토시홀딩스는 이후 비트맥스 주식 취득을 공시했고, 같은 날 비트맥스도 사토시홀딩스를 대상으로 동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사토시홀딩스 측은 이 거래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시장 일각에서는 관계사 간 자금 흐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코인 양수: 개인에서 법인으로
경영권 변경 이후인 3월부터 김병진 회장이 개인 명의로 보유하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트맥스 법인에 양도하는 거래가 시작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6월 24일까지 확인되는 거래는 8차례다. 비트코인 287.7884개와 이더리움 500개, 총 양수 가액은 약 551억 원이다.
이 같은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제도적 제약이 있었다. 국내에서 법인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직접 코인을 매수하려면 은행 실명계좌가 필요한데,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법인 명의 실명계좌는 개설이 허용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비트맥스 측은 최대주주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한 뒤 회계법인 평가를 거쳐 동일 금액에 회사에 매각하는 방식이며, 금융당국 보고 절차를 거쳤고 차익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법인의 가상자산 실명계좌가 허용되기 전까지는 이 방식이 가장 투명하고 안전하다는 취지의 법무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부 투자자 입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공시된 양수 가격과 수량뿐이었다. 최대주주 개인의 실제 취득 원가나 회계법인 평가 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환사채 구조, 자금은 어디서 왔나
551억 원 규모의 양수 대금을 마련한 경로는 전환사채(CB) 발행이었다.
김병진 회장 인수 이후 비트맥스는 총 4차례에 걸쳐 1,4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2회차 250억 원(전환가액 1,323원) ▲3회차 150억 원(전환가액 1,442원) ▲4회차 500억 원(전환가액 2,456원) ▲5회차 500억 원(전환가액 4,289원).
비트맥스는 6월 24일 공시에서 4회차 CB 발행 자금으로 비트코인 양수 대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직접 밝혔다.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그 돈으로 최대주주로부터 코인을 사들이는 흐름이 공시를 통해 확인된다.
CB 투자자, 오션인더블유와 원영식 씨 일가
2~4회차 CB의 핵심 투자자는 오션인더블유(052300)와 그 100% 자회사 유에스씨(USC)다. 두 회사는 각각 80억·82억·54억 원을 납입해 총 216억 원을 투자했다. 전환가액은 1,323원~2,456원이었고, 이후 주가가 7,000원대까지 오르면서 당시 주가 기준 대규모 평가차익 가능성이 거론됐다.
오션인더블유는 관련 보도에서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 일가와 연결된 회사로 언급됐다. 원영식 씨는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2023년 7월 구속기소됐고, 이후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오션인더블유는 앞서 "CB를 비롯한 메자닌 투자를 전 계열사에서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그러나 2024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관련 정관 조항을 삭제한 뒤, 비트맥스를 포함한 복수 종목의 CB에 다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도됐다. 오션인더블유는 2025년 6월 비트맥스 CB 투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CB 참여는 오션인더블유와 유에스씨에 그치지 않았다. 관련 보도에서는 아름드리코퍼레이션 등 원영식 전 회장 측과 연결된 법인들이 함께 거론됐다. 원영식 씨가 재판을 받는 가운데, 그 아들 원성준 씨가 아름드리코퍼레이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각 주체에게 남은 것
공시와 보도를 기준으로 각 주체의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다.
김병진 회장은 개인 명의 가상자산을 법인에 양도해 약 551억 원 규모의 현금을 수령했다. 오션인더블유 측은 216억 원의 CB 투자에 대해 당시 주가 기준 대규모 평가차익 가능성이 거론됐다. 비트맥스는 비트코인 보유라는 외형을 확보했고, 한때 국내 상장사 비트코인 보유량 1위 기업으로 소개됐다.
반면 비트맥스는 2026년 2월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3월에는 자본감소와 관리종목 지정 사유로 각각 거래정지 공시가 있었다. 거래정지 자체는 장기간 이어지지 않았으나, 고점에서 진입한 일반 투자자가 이 구조 안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는 다음 편에서 더 분명해진다.
다음 편에서는 비트맥스 추정 지갑에서 포착된 550여 개 비트코인의 해외 거래소 전송 정황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공시 사각지대 문제를 다룬다.
[비트맥스②] 블록체인이 먼저 말했다—공시 밖으로 나간 550 BTC
본 기사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관련 언론 보도, 공개된 블록체인 온체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