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가격 84% 뛸 때 매출은 6%…알레아 리서치, 암호화폐 상승 지속성 진단
알레아 리서치는 3분기 비교 대상 34개 종목의 토큰 가격 상승률 중앙값이 84.3%인 반면 매출 증가율 중앙값은 6.0%에 그쳐 가격과 실적의 괴리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장기금리 상승과 현물 펀드 유입 둔화 속에서 실제 보유자 환원과 신규 공급, 현금흐름이 상승 지속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암호화폐 시장이 3분기 급등 이후 ‘가격과 실적의 괴리’를 시험받고 있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2026년 10월 3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고용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늦춰졌지만, 장기 국채 금리 상승과 현물 펀드 자금 유입 둔화가 위험자산의 부담으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토큰의 분기 상승세가 실제 사업 성장과 보유자 수익 증가로 뒷받침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미국 고용 증가폭은 2만9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8만4000명의 약 3분의 1에 그쳤다. 7월과 8월 고용 증가폭도 합계 6만명 하향 조정됐고 실업률은 4.2%로 올랐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10월 28일 연준 회의의 금리 인상 확률은 한 주 동안 62.5%에서 17.5%로 떨어졌다. 반면 12월 인상 확률은 72.0%를 기록했다. 인상 전망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예상 시점이 뒤로 이동한 셈이다.
통화정책 전망의 변화가 시장 전반의 자금 조달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 주간 11bp 오른 5.28%, 30년물은 14bp 상승한 5.63%를 기록했다. 1bp는 0.01%포인트다. 10년물 금리는 고용보고서 발표 당일에도 4bp 올랐으며, 주간 상승폭 가운데 9bp는 실질금리 상승에서 나왔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금리 인상 지연만으로 투자 환경이 완화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기금리를 밀어 올린 요인은 미국 고용시장 밖에도 있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3.092%, 영국 30년물은 6.029%로 각각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유로존의 9월 물가상승률은 3.2%에서 3.8%로 높아졌고 에너지 가격은 18.8% 상승했다. 보고서는 당시 예정된 미국 재무부의 1190억달러 규모 국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물가와 채권 공급이 장기금리에 부담을 줬다고 짚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암호화폐의 3분기 가격 성과는 두드러졌다. 분석 대상 47개 토큰의 상승률 중앙값은 81.2%였으며, 비트코인(BTC)은 42.7%, 이더리움(ETH)은 71.0% 올랐다. 그러나 4분기로 넘어가는 주간에는 보고서가 추적한 49개 토큰 중 34개가 하락했다. 주간 수익률 중앙값은 -5.41%였다. 비트코인은 0.34% 오른 8만4297달러를 유지했지만, 이더리움은 0.96% 내린 2668달러를 기록했다.
현물 펀드 수요는 뚜렷하게 약해졌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펀드에는 10월 1일까지 4거래일 동안 5100만달러가 유입됐다. 전주 23억9000만달러의 약 2%에 해당한다. 이더리움 현물 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1억7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알레아 리서치는 비트코인이 주간 보합권을 유지했어도 거래 시간대별 흐름은 달랐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간대의 누적 상승률은 4.7%였지만 미국 시간대에는 누적으로 5.0%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토큰 가격과 사업 실적의 괴리’다. 3분기에 토큰 가격이 오른 34개 프로토콜 중 14개는 수익이 전 분기보다 줄었다. 가격과 사업 성장률을 비교한 34개 종목 가운데 28개에서는 토큰 가격이 사업 실적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이 비교 집단의 가격 상승률 중앙값은 84.3%, 매출 증가율 중앙값은 6.0%였다. 시장 전체의 상승이 개별 프로토콜의 수익 창출력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에이브(AAVE)는 이러한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3분기 토큰 가격은 87.4% 올랐지만 프로토콜 수익은 136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32.7% 줄었다. 보고서가 다룬 주간에는 토큰 소각 검토와 재단 설립 제안이 나오면서 가격이 17.65% 상승했다. 다만 보고서 작성 시점에 정식 소각 제안은 포럼에 없었다. 이더리움도 분기 가격이 71.0% 상승하는 동안 소각 수수료는 940만달러로 44.5% 감소했다.
사업 성장과 토큰 보유자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가치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유니스왑(UNI)의 3분기 전체 수수료는 4억19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198.1% 증가했지만 주간 토큰 가격은 9.23% 하락했다. 반면 스카이(SKY)는 최근 30일 프로토콜 수익이 1.1% 감소했음에도 매입·스테이킹 보상·소각 등에 배분한 보유자 수익이 102.8% 늘었고, 주간 가격은 15.27% 상승했다. 총수수료, 프로토콜 수익, 보유자 환원액을 각각 살펴야 하는 이유다.
환원 정책의 규모뿐 아니라 지속성도 중요하다. 펌프펀(PUMP)은 경쟁 런치패드들의 매입이 줄어드는 동안 주간 바이백을 확대했고 토큰 가격은 29.42% 올랐다. 반면 펜들(PENDLE)은 3분기 토큰 가격이 81.2%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매입액은 14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53.9% 감소했다. 매입과 소각이라는 정책 명칭만으로 가격 지지력을 판단하기보다 실제 집행액과 재원인 수익의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규 공급 역시 암호화폐 시장의 주요 변수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하이퍼리퀴드(HYPE)의 10월 6일 기여자 배분을 앞두고 청구된 375만개가 당시 가격으로 약 3억2500만달러에 해당한다고 집계했다. 공동 창립자는 해당 물량 전체를 대상으로 한 기관 장외거래 계약이 있다고 밝혔지만 매수자와 가격, 매각 제한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락업 해제가 곧바로 시장 매도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급 규모와 거래 조건은 수요 흡수 능력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도 현금흐름의 차이가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파벳과 메타는 2026년 상반기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고, 알파벳·아마존·메타의 부채는 같은 기간 약 1400억달러 늘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자금을 흡수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자사주 매입 한도를 1500억달러 확대했다. 장기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설비를 구축하는 기업의 차입 부담과 공급업체의 현금 창출력이 엇갈린 것이다.
원자재 가격도 물가 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을 드러냈다. 12월물 브렌트유는 한 주간 5.40% 오른 배럴당 103달러를 기록했지만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24% 하락했다. 같은 12월 인도분끼리 비교한 브렌트유의 프리미엄은 8.73달러에서 13.10달러로 확대됐다. 미국 내 원유 재고와 달리 해상 운송 원유와 정제유의 공급 사정이 빠듯해,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지역과 제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알레아 리서치의 분석은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평가 기준으로 장기금리, 현물 펀드 수요, 실제 보유자 환원, 신규 공급을 함께 제시한다. 비트코인이 가격을 유지하고 연준의 인상 예상 시점이 늦춰졌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의 부담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3분기 상승 이후에는 토큰 가격에 반영된 기대를 매출과 현금흐름이 얼마나 따라잡는지가 암호화폐의 상승 지속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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