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거래 판도 바꾼 MiCA…카이코 리서치, USDC 점유율 56%로 USDT 추월
카이코 리서치는 MiCA에 따른 거래소의 취급 자산 조정으로 USDC의 유로화 스테이블코인 거래 점유율이 56%까지 상승하고 호가창 주문 규모도 USDT보다 약 40% 많아졌다고 밝혔다.
테더가 글로벌 유통량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서클의 USDC가 확보한 유럽 거래 점유율과 유동성의 지속 여부가 경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유럽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유에스디코인(USDC)이 테더(USDT)를 제치고 유로화 거래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가 2026년 10월 2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USDC의 유로화 대비 스테이블코인 거래 점유율은 2024년 1월 10%에서 2026년 9월 56%로 상승했다. 암호화자산시장법(MiCA)에 따른 거래소의 취급 자산 조정이 거래 흐름을 바꾸면서, 유로화 호가창에 쌓인 주문 규모도 USDT보다 약 40% 많아졌다.
세계 시장의 판도는 다르다. 보고서가 집계한 10월 19일 기준 USDT 유통량은 1,837억달러로, USDC의 737억달러보다 약 2.5배 컸다. 전체 발행 규모에서는 테더가 우위를 유지하지만, 유럽의 유로화 거래에서는 서클이 발행하는 USDC가 앞서는 구도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을 판단할 때 유통량과 지역별 거래 유동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거래 흐름의 분기점은 2025년 3월이었다. 카이코가 추적한 스테이블코인·유로화 거래쌍 20개에서 USDC 점유율은 당시 25%에서 46%로 뛰었다. 크라켄과 바이낸스가 유럽경제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USDT 상장 폐지를 시행한 시점과 겹친다. 보고서는 MiCA가 USDT 자체를 금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가받은 EU 플랫폼의 미인가 스테이블코인 제공을 제한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변화는 크라켄에서 두드러졌다. 2024년 1월부터 2026년 9월까지 크라켄의 월간 USDC/EUR 거래량은 19억달러 증가한 반면, USDT/EUR 거래량은 38억달러 감소했다. USDC는 2025년 6월 이후 매달 유로화 대비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해 말부터 분기 거래량은 약 120억달러로, USDT/EUR의 약 100억달러를 웃돌았다.
USDT의 유로화 거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체 거래소의 USDT/EUR 분기 거래량은 2024년 1분기 220억달러에서 2025년 3분기 83억달러까지 줄었다가 안정세를 보였다. 크라켄은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이지만, 점유율은 2024년 1분기 71%에서 2026년 3분기 47%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상장 폐지가 유럽경제지역 고객에게 적용됐다는 점을 근거로, 남아 있는 거래 상당 부분이 EU 밖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거래량 변화는 ‘유동성’에서도 확인됐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호가창 분석에 따르면, 2026년 9월 21일부터 10월 19일까지 7개 거래소에서 중간가격의 1% 이내에 쌓인 USDC/EUR 주문 규모의 중앙값은 2,730만달러였다. USDT/EUR는 1,930만달러에 그쳤다. 조사 대상 29일 모두 USDC의 호가창이 더 두터웠다.
두 자산 간 주문 규모 격차의 약 4분의 3은 크라켄에서 발생했다. 크라켄의 USDC/EUR 주문 규모는 1,380만달러로, USDT/EUR의 78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거래소별 차이는 있었다. 바이비트와 OKX에서는 두 자산의 주문 규모가 비슷했고, 비트스탬프는 USDT/EUR 호가창이 더 두터웠다. 호가창에 주문이 충분히 쌓이면 대규모 매매가 가격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수 있어, 거래 집중이 다시 유동성을 끌어들이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블록체인별 공급 구조도 대비됐다. 10월 19일 기준 USDC 공급량의 65%는 이더리움(ETH)에 있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솔라나(SOL), 하이퍼리퀴드(HYPE), 베이스에 분포했다. USDT는 트론(TRX)과 이더리움에 97%가 집중됐다. 2025년 9월 이후 USDT 공급량 증가분 167억달러 가운데 133억달러가 트론에서 발생했다. 카이코는 전체 공급량에 큰 변화가 없는 날에도 두 체인의 물량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이더리움에서 트론으로 공급이 이동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발행사의 규제 대응 역시 시장 분화를 설명하는 배경이다. 보고서는 서클이 EU와 미국의 인가 체계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하는 반면, 테더는 USDT의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면서 미국 시장에는 별도 스테이블코인을 내놓는 전략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에서는 거래소의 상품 구성도 변하고 있다. OKX가 유럽경제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 유로화와 서클의 유로화 스테이블코인 유로코인(EURC)의 호가창을 통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향후 관건은 규제 시행 이후에도 거래량과 주문이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다. 보고서는 2026년 10월 유럽은행감독청(EBA)의 USDC ‘중요’ 전자화폐 토큰 지정과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의 미인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후속 조치를 주요 변수로 짚었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거래소별 거래량과 호가창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SDT가 글로벌 유통량에서 우위를 지키는 가운데, USDC가 확보한 유럽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거래 점유율과 유동성이 지속될지가 다음 경쟁의 초점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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