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AI주 급락에 비트코인 흔들…알레아 리서치, 시장 회복 조건 분석
알레아 리서치는 바이낸스의 63억달러 규모 해킹과 미국 AI 관련주 급락이 겹치며 비트코인이 주간 3.76% 하락하고 디파이 대출 유동성도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시장 안정과 반등 지속성을 판단할 핵심 요인으로 거래소 손실 보전 이행, 대출 유동성 회복, 기술주 매도 압력과 현물 펀드 자금 흐름을 제시했다.
바이낸스 해킹과 미국 AI 관련주 급락이 겹치며 암호화폐 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2026년 10월 31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BTC)이 주간 3.76% 하락한 7만6943달러로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거래소의 손실 보전과 대출시장 정상화가 진행됐지만, 기술주 매도세까지 가세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낸스 해킹은 10월 29일 오후 8시 5분(UTC) 핫월렛에서 발생했다. 탈취 규모는 약 63억달러다. 바이낸스는 이튿날 회사 자금 63억4000만달러 이상을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50억달러는 도난 자산과 동일한 토큰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시장과 장외거래를 통해 확보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대응으로 동결된 자산은 약 30억달러로 집계됐다.
탈취 자산 매도는 알트코인 가격을 직접 압박했다. 해커가 유니스왑 풀에서 토큰을 처분하면서 에테나(ENA)는 한때 목요일 종가보다 20.86%, 에이브(AAVE)는 13.69% 낮은 가격까지 밀렸다. 두 토큰은 이후 낙폭 일부를 회복했다. 바이낸스코인(BNB)은 주간 5.46% 하락한 701달러로 마감해 분석 대상 토큰의 하락률 중앙값인 6.51%보다 낙폭이 작았다.
바이낸스 해킹의 여파는 탈중앙화 금융의 대출 유동성으로 번졌다. 에이브는 예방 조치로 V3·V4 시장을 동결했다가 10월 30일 오후 1시 57분(UTC) 재개했다. 이더리움 기반 테더(USDT) 풀의 대출 이용률은 같은 날 오전 99.9%에 달했다. 이용 가능한 자금은 최초 동결 41분 전 2억5630만달러에서 260만달러로 줄었다. 시장 재개 이후에도 9개 자산은 신규 담보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약세는 광범위했다. 보고서가 추적한 51개 토큰 가운데 주간 상승 종목은 7개에 그쳤다. 이더리움(ETH)은 3.19% 내린 2240달러, 솔라나(SOL)는 6.31% 하락한 94.8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금요일 오후 6시 50분(UTC) 7만6326달러까지 떨어졌으며, 나스닥 100도 같은 5분 구간에 저점을 형성했다. 거래소 보안 사고에 따른 충격과 미국 증시의 위험 회피 흐름이 맞물린 대목이다.
다만 펀드 자금 흐름은 자산별로 갈렸다. 알레아 리서치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26~29일 미국 비트코인 현물 펀드에는 4억4080만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이더리움 현물 펀드에서는 2억757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 수치는 해킹 이전 거래일을 중심으로 집계된 만큼, 사고 이후 투자자들의 최종 대응까지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하이퍼리퀴드(HYPE)는 주간 16.89% 오른 90.65달러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미국 거래소 그룹 ICE와 크라켄 모회사 페이워드가 하이퍼리퀴드 기반 시장에 대한 미국 내 접근 경로를 제시한 영향이다. 다만 ICE의 사업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승인을 조건으로 하며, 미국 거래에 적용할 수수료 수준도 정해지지 않았다. 시장 확대 계획과 실제 토큰 수익 증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이 부각됐다. 인텔이 4분기 매출총이익률을 3분기 43.0%보다 낮은 37.1%로 전망하자 금요일 주가는 28.58% 급락했다. 반도체 펀드 SOXX도 하루 8.24% 떨어져 목요일까지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나스닥 100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보다 약 9.1% 낮아졌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같은 날 기술주와 함께 하방 압력을 받았다.
투자 지출을 감당하는 능력에 따라 기업별 성과도 달라졌다. 알파벳은 분기 유형자산 취득에 514억달러를 투입하고 잉여현금흐름이 91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주간 12.52% 하락했다. 반면 영업현금흐름 580억달러로 지출 394억달러를 충당한 마이크로소프트는 1.04% 하락에 그쳤다. 전력·냉각 장비 공급사 버티브는 주간 17.64% 상승률을 지켰다. S&P 500 동일가중 상품 RSP도 0.68% 올라 매도세가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채권시장은 주식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는 10월 28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동결했고, 의결권자 2명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그러나 폴리마켓의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성명 발표 직후 81.5%에서 금요일 69.5%로 낮아졌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주간 13bp 하락한 4.56%를 기록했다. 이는 예측시장 참여자들의 평가이며 연준의 공식 전망은 아니다.
원자재에서도 방어 성과는 엇갈렸다. 금 12월물은 3.45% 내린 3882.70달러, 은은 8.75% 하락한 49.09달러로 각각 최근 1년 중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금은 10년물 실질금리가 6bp 낮아졌는데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브렌트유 12월물은 117.70달러로 만기를 맞아 최근 1년 중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국채와 금이 같은 방식으로 위험 회피 수요를 흡수하지는 않은 셈이다.
알레아 리서치는 보고서 작성 시점의 후속 관전 요인으로 바이낸스의 단계적 출금 재개와 준비금 공개, 미국 고용지표, 반도체 기업 실적을 제시했다. 바이낸스는 당시 11월 1일 출금 재개와 11월 2일 준비금 증명 공개를 목표로 밝혔다. 바이낸스 해킹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안정 여부는 손실 보전 계획의 실제 이행과 대출 유동성 회복에 달려 있다. 비트코인의 반등 지속성을 판단하려면 거래소 정상화와 함께 기술주 매도 압력, 현물 펀드 자금 흐름을 살펴야 한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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