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이슈가 다시 한 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그린란드 파병과 관련해 유럽 나토(NATO) 8개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주요 물가 지표는 연준(Fed)의 금리 동결 기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주가 하락, 달러 강세, 국채 금리 상승이라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미·EU 갈등의 중심에 선 ‘그린란드 관세’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군을 파병한 유럽 나토 8개국(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을 대상으로 2월 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6월에는 이를 2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가 ‘완전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관세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경고도 함께 제시됐다.
이에 대해 유럽 정상들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EU는 최대 930억 유로 규모의 보복 관세,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 제한 등 대응 카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경 발언이 오히려 나토 체제 자체를 유지하려는 압박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금융 규제로 확산되는 미국의 개입주의
미국은 무역뿐 아니라 산업과 금융 전반으로 정책 개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상무부는 자국 산업에 충분히 기여하지 않는 반도체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며, 메모리 반도체 생산국이나 기업에는 ‘미국 내 생산’ 또는 ‘100% 관세 납부’라는 선택지를 제시했다. 이는 한국과 대만을 직접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부문에서는 신용카드 대출금리 상한제 도입을 포함한 대통령령 검토와 함께, 은행 유동성 규제 완화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가계 부담 완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플레는 둔화,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하는 ‘보류’
미국의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8% 상승이 예상돼 연준의 목표치(2.0%)를 여전히 상회할 전망이다. 월간 상승률은 0.2%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를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강화한다. 최근 노동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주가 하락·달러 강세·금리 상승
주간 기준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됐다. 미국 S&P500 지수는 차익 실현 매물과 금리 동결 전망 속에 소폭 하락했으며, 유럽 증시는 AI·화학 업종 중심의 매수세로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엔화 약세 영향으로 강세를 나타냈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상승했다. 반면 독일 국채 금리는 역내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로 하락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중국·일본, 성장과 통화정책의 ‘미묘한 균형’
중국의 2025년 성장률은 주요 외신 조사에서 평균 4.9%로 추정됐다. 목표치에 근접했지만, 코로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경기 심리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도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며 자산 다변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번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으며, 성장률과 물가 전망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세와 개입주의, 글로벌 질서에 남긴 과제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개입주의적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큰 충격을 피했지만, 중소기업과 저소득층 가계에 부담을 주고 차입 비용과 정책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독립성 논란과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은 달러 패권에 대한 구조적 도전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EU 갈등 역시 나토 동맹의 신뢰를 시험하는 변수로 부상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무역·지정학 리스크, 인플레이션 둔화 속 금리 동결, 그리고 미국의 정책 개입 확대라는 세 축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동맹 관계와 통화 질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방향과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