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 관세 50% 인상 시사… 美 완성차 '빅3' 주가 급락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나타낸 가운데, 무역 갈등 재점화에 따른 긴장이 시장 전반에 부담을 줬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수입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두 배인 50%로 인상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자, 미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F), 스텔란티스(STLA) 등 미국 ‘빅3’ 완성차 업체 주가는 트럼프의 발언 직후 크게 하락했다. 이는 주요 부품 소재인 철강 수입비용이 급증할 경우 자동차 제조 단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최근 체결된 무역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해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반면, 클리블랜드클리프스(CLF), 스틸 다이내믹스(STLD), 누코(NUE) 등 철강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관세 인상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반 급등했다. 내수 시장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이들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약 승인 관련 소식도 주목을 받았다. 모더나(MRNA)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mNEXSPIKE라는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의 사용 승인을 받으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해당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층뿐만 아니라 기저질환이 있는 12~64세 성인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돼 시장 확대 기대를 키운다.

또한 블루프린트 메디신스(BPMC)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NY)에게 최대 95억 달러(약 13조 6,800억 원)에 인수되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단숨에 급등했다. 이는 최근 바이오 업계 전반에 걸쳐 활발히 진행 중인 M&A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주요 지수는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 하락했고, S&P500은 0.1% 소폭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강보합권에서 0.2% 오르며 IT 중심주의 힘을 보여줬다. 한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고, 달러는 유로와 엔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원자재 시장에선 금과 유가 모두 강세를 띠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부각됐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 관련 발언이 미치는 여파는 단순한 업종별 주가 변화에 그치지 않으며, 미중 간 무역 합의의 불안정성과 향후 협상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