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끝난 직후,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투자자들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대거 수요예측에 나서며, 연말을 앞두고 IPO 시장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는 형국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단 한 주에만 네 곳의 기업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주 예정된 기업들은 모두 업종도 다양하고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4분기 IPO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기업 노타가 14일부터 20일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하며, 이어지는 일정으로 비츠로넥스텍(과학 장비), 이노테크(환경시험 장비), 그린광학(초정밀 광학 시스템)이 차례로 기관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처럼 기업들이 연휴 직후 재빠르게 상장 절차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3분기 공모주 시장에서 나타난 양호한 성적이 밑바탕에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16개 기업 중 93.8%가 공모가 밴드의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이는 상장 성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았던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대한조선은 공모가 밴드 상단인 5만 원으로 상장한 뒤 첫 거래일에 주가가 약 85% 뛰면서 성공적인 데뷔를 기록했다.
한편, 빅데이터 기반 AI 기업 에스투더블유(S2W)는 최근 도입된 새 IPO 제도 하에서 첫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제도 개편은 기관 투자자의 의무 보유 기간을 강화한 것을 골자로 하는데, 에스투더블유는 이 ‘허들’을 무난히 넘어 기준 가격인 1만3천200원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여전히 우량 기업의 상장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분기 초부터도 성공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명인제약은 지난 10월 1일 공모가의 두 배가 넘는 12만1천900원에 첫 거래를 마치며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더핑크퐁컴퍼니, 에임드바이오 등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의 추진 행보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케이뱅크,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현대오일뱅크, 야놀자 등 굵직한 기업들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상장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외부 변수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 의지가 지속되면서 IPO 시장에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같은 흐름은 4분기 전체 시장 활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