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주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다시 10만 원선을 회복하며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11월 20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5% 오른 10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17일 이후 3거래일 만의 10만 원선 회복으로, 장중에는 한때 10만2천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 역시 1.60% 상승해 57만1천 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도 2.32%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HPSP, 리노공업, 가온칩스 등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반도체주 상승세는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엔비디아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따른 후속 반응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기준 2025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천만 달러(약 83조4천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549억2천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용 GPU(그래픽 처리 장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도 작년보다 66% 증가했다. 실적 발표 이후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5% 급등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실적을 두고 ‘어닝 서프라이즈’(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 이성훈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최근 제기된 AI 기술에 대한 과열 우려, 이른바 ‘AI 버블론’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 고영민 연구원 역시 이번 실적 발표가 반도체 업종 전반의 주가 반등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반도체 부품 및 장비(소부장) 기업 중에서는 브이엠과 에스티아이를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종목별로 온도차를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5천320억 원 규모로 순매수했지만, SK하이닉스는 1천330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이는 단기 차익 실현과 종목별 전략 조정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반도체 산업 전반의 수요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AI 수요 증가에 힘입은 서버·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부문이 시장을 견인한다면,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