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 증시는 기업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물가 지표와 중동 정세까지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올라선 주가가 추가 상승할지 아니면 조정을 받을지 중요한 분기점을 맞게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최근 2주 연속 오르며 지난달 초 기록한 최고 종가 수준에 다시 다가섰다. 다만 시장 내부는 겉보기보다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상승장을 이끌어온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대형 기술주의 올해 상승률이 연초 대비 3.2%에 그치면서, 오히려 나머지 493개 종목의 선전이 지수 버팀목이 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들 대표 기술주의 분기 이익률이 직전 분기 36.2%에서 27.7%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주가 수준이 실적에 비해 너무 높다는 평가 가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먼저 주목하는 일정은 2분기 실적 발표다. 실적 시즌은 14일 제이피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 실적으로 막을 올린다. 금융정보업체 엘에스이지(LSEG)와 아이비이에스(IBES) 집계에 따르면, S&P 500 상장사의 2분기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 직후의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율이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15일 에이에스엠엘(ASML), 16일 대만 티에스엠시(TSMC) 실적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실제 반도체 수요와 장비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이어 블랙록과 존슨앤드존슨이 15일, 넷플릭스가 16일 실적을 내놓고, 알파벳은 22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은 29일, 아마존은 30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막대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는 만큼,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단순한 매출과 이익보다 앞으로의 투자 효과를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더 중요하게 읽힐 가능성이 크다.
물가와 소비 지표도 증시 흐름을 좌우할 변수다. 14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 유가 상승이 근원 물가로 얼마나 번졌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로 받아들여진다. 이어 15일 생산자물가지수(PPI), 16일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물가가 다시 강해지고 소비가 예상보다 견조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둘 가능성이 커진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은 이번 주 의회에서 취임 후 첫 통화정책 증언에 나선다. 앞서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정책 결정자들의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높아진 정황이 드러난 바 있어, 시장은 워시 의장이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내놓을지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
중동 정세 역시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미국과 이란의 정전 상태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평가되며 상호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6달러 선까지 올라섰다. 다만 올해 초 한때 10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아직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가 연준의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을 9월로 앞당길지, 10월로 늦출지를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실적이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 물가와 유가가 통화정책 부담을 다시 키우는지에 따라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여름철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와 업종별 순환매 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