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홀딩스가 미국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거액 배상 명령을 받으면서, 주가와 시가총액이 동시에 크게 흔들렸다.
18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16일 현지시간 판결에서 키옥시아 측이 위성통신 기업 비아샛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2억2천900만달러, 우리 돈 약 3천400억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소송은 비아샛이 5년 전 제기한 것으로, 쟁점이 된 기술은 플래시 메모리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 수명을 늘리는 고속 데이터 처리 관련 특허로 알려졌다. 키옥시아는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키옥시아는 전날 도쿄 증시에서 16.10% 급락한 5만2천110엔에 거래를 마쳤고, 시가총액은 28조5천168억엔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달 22일 기록한 고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특허 소송 패소 소식 자체도 부담이었지만, 최근 세계 반도체 관련 종목 전반이 약세를 보인 점도 주가 하락폭을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일본 증시 전체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 이른바 닛케이지수는 전일보다 2,694포인트, 4.0% 내린 64,141에 마감해 지난달 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루 하락 폭으로는 역대 5위였다. 대형 반도체주가 일본 증시에서 지수 방향을 좌우하는 비중이 큰 만큼, 키옥시아 급락은 개별 종목 문제를 넘어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번진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업공개를 앞둔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메모리 시장 점유율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키옥시아 주가에 부담을 줬다고 해설했다. 여기에 한국 금융감독 당국이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규제를 강화한 점도, 일본 반도체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자금 흐름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결국 이번 급락은 단순한 소송 악재를 넘어,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경쟁 심화, 투자 규제 변화가 한꺼번에 겹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키옥시아의 항소 진행 상황과 글로벌 메모리 시장 경쟁 구도, 각국 증시 자금 이동 방향에 따라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