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14%가 연방 기회구역에 들어선 가운데 조시 홀리 미국 상원의원이 데이터센터를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건설·허가·승인 단계 시설만 보면 기회구역 비중은 17.3%로 높아진다.
조시 홀리(Josh Hawley) 미국 공화당 미주리주 상원의원은 16일 데이터센터가 저소득 지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기회구역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기업 복지(corporate welfare)”라고 말했다. 다만 17일 한국시간 기준 세제 혜택 제한안의 공식 법안 번호와 조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가커뮤니티재투자연합(NCRC)은 8월 보고서에서 미국 내 전체 데이터센터의 14%가 기회구역에 있다고 분석했다. 허가·승인·건설 단계 시설을 기준으로 하면 비중은 17.3%로, 미국 전체 기회구역 비중을 바탕으로 예상한 수준보다 46% 높다고 밝혔다.
기회구역은 2017년 제정된 세금 감면 및 일자리법(Tax Cuts and Jobs Act)에 따라 도입됐다. 미국 국세청(IRS)은 저소득 지역의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투자자에게 자본이득 과세 이연 등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로 설명한다.
NCRC는 2025년 제정된 대규모 세제·지출 법안인 ‘One Big Beautiful Bill Act’로 기회구역 제도가 확대되면서 농촌 지역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개발이 촉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전력망과 광섬유망에 접근하기 쉬운 농촌·저소득 지역으로 확산하는 흐름과 세제 혜택이 결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입지는 대규모 전력과 냉각용수, 통신망 확보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NCRC는 데이터센터 개발이 전기요금과 용수, 토지, 지역 인프라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데이터센터 유치가 지방정부의 세수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NCRC 역시 개발 자체를 일률적으로 막기보다 지역 주민과 지방정부가 입지와 지역 편익을 주도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며, 물·에너지 사용 계획과 환경 기준, 지역사회 편익협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홀리 의원의 움직임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비용 부담을 둘러싼 기존 입법 활동과도 이어진다. 홀리 의원과 리처드 블루먼솔(Richard Blumenthal) 민주당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은 2026년 2월 11일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의존을 제한하는 법안(GRID Act, S.3852)을 공동 발의했다.
GRID Act는 일정 규모 이상 데이터센터가 자체 발전이나 전용 전원을 사용하도록 하고, 기존 시설이 주거용 전기요금 인상에 미친 영향을 검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미국 일부 주정부가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과 비용 부담을 조정해온 흐름은 연방 차원의 논쟁과 맞닿아 있다. 주정부 차원에서는 세액공제와 전력망 비용 부담을 조정하는 방식이 논의됐고, 연방 의회에서는 세제 혜택의 적용 대상을 직접 제한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미주리주에서는 구글과 아마존($AMZN)의 데이터센터 투자 250억 달러(약 34조원)가 진행되는 가운데, 세인트루이스시가 특정 데이터센터의 암호화폐 채굴 임대에 제한을 둔 사례도 있었다. 다만 해당 조치는 미주리주 전체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세인트루이스 미드타운의 특정 사업에 적용됐다.
이번 세제 혜택 제한 추진이 비트코인(BTC) 채굴이나 특정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직접 겨냥했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AI 인프라 투자 논쟁이 일부 채굴·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와 간접적으로 맞닿을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정책 대상은 데이터센터의 세제 혜택이다.
국내 시장과 직접 연결되는 정책 일정이나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영향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의 세제 혜택과 전력·용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둘러싼 입법 논쟁으로 제한해 볼 필요가 있다.
홀리 의원이 추진하는 세제 혜택 제한안은 아직 적용 대상과 기존 사업에 대한 소급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단계다. 공식 법안 번호와 조문이 공개돼야 데이터센터 투자와 지역정부 세수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김하린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