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조사·협상·구매·거래를 수행하려면 디지털자산을 결제와 금융 인프라에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 제안은 KYC 재사용, 소액 결제 면세, 24시간 금융 서비스 구축이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스트래티지(Strategy) 회장은 ‘디지털 경제 시대의 번영을 위한 제언’에서 개인과 기업이 디지털자산을 만들고 발행·보관·이전·사용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을 투자 대상에만 한정하지 않고 AI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자본과 결제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세일러는 한 금융 서비스에서 완료한 고객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인증 결과를 이용자 동의와 정보 갱신을 전제로 다른 금융 서비스에서도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비스 제공자의 위험 평가와 의심 거래 감시 책임은 유지하되, 이용자가 같은 인증 절차를 반복하는 부담은 줄이자는 내용이다.
미국 국세청(IRS)은 현재 디지털자산을 통화가 아닌 재산으로 취급한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디지털자산을 사용하면 매각·처분 거래로 분류될 수 있어 거래 시점과 수량, 달러 기준 공정가치, 취득원가를 기록해야 한다.
세일러는 20달러나 200달러처럼 고정된 소액 면세 한도는 현대 상거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률에 연동한 면세 기준을 도입해 결제 때마다 자산 처분 이익을 계산해야 하는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AI 에이전트에는 디지털 지갑, 프로그래밍 가능한 결제 수단, 이전 가능한 자산, 소프트웨어가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영업시간 안에 승인하는 금융 체계만으로는 24시간 작동하는 AI의 거래 수요를 처리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 같은 구상은 AI 에이전트가 결제 수단을 넘어 계좌형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AI가 돈을 받고 쓰는 구조가 확대되면 결제 권한과 책임 주체를 금융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구분할지가 쟁점이 된다.
스트래티지 공식 미디어 페이지는 세일러의 관련 발표 주제로 ‘AI 에이전트와 24시간 시장’, ‘순수한 디지털 머니’를 제시했다. 해당 자료는 AI 에이전트가 기존 금융 인프라와 다른 결제·자산 체계를 필요로 한다는 세일러의 주장을 소개한다.
규제 측면에서는 의회 입법보다 감독기관의 기존 권한 활용을 우선 대안으로 제시했다. 세일러는 SEC, CFTC, 미국 재무부와 백악관이 토큰화 증권, 디지털 상품, 수탁·신용·결제 분야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세일러는 CLARITY 법안에 대해서는 디지털자산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보다 제한을 고정하는 법안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스트래티지 공식 자료는 결제형 스테이블코인 보유에 대한 보상 제한과 혁신 샌드박스 규모 제한이 법안 최종안에 포함된다는 세일러의 주장을 전했다.
미국 하원 농업위원회 보고서는 CLARITY 법안을 SEC와 CFTC의 디지털자산 시장 감독 체계를 정하는 법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 상원 절차 표결에서는 49대50으로 진전되지 못했으며, 법안의 최종 폐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일러는 앞서 디지털자산 혁신을 보호하려면 추가 규제보다 대중적 채택과 이용자 편익 확대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안도 규제를 새로 늘리기보다 기존 제도와 인프라를 AI·디지털자산 환경에 맞게 조정하자는 방향에 가깝다.
다만 AI 에이전트의 디지털자산 사용에는 지갑 보안, 권한 위임, 사기·해킹 대응, 자금세탁방지, 법적 책임 배분 문제가 남는다. 세일러의 글은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기술 표준과 책임 기준까지 제시하지는 않았다.
소액 면세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면세 기준, 적용 자산, 거래 기록 의무, 결제사업자 보고 의무는 별도 입법이나 행정지침으로 정해져야 한다. 세일러의 구상은 AI 에이전트와 디지털자산의 결합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CLARITY 법안의 최종 처리와 관련 규정 마련은 아직 남은 절차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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