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입 절반 중국산…미 전력망 규정, AI 설비 공급망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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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액의 절반이 중국산인 가운데, 전력망 보안 행정명령의 세부 규정이 배터리 저장장치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멕시코 조립업체에 중국 자본·통제 기준을 적용할지가 규정의 쟁점으로 꼽힌다.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6일 서명한 행정명령 14421호의 공급망 영향을 분석했다. 백악관은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중요해졌다며 외국산 설비의 사이버 보안과 공급 차질 위험을 명령의 배경으로 들었다.
행정명령은 변전소 변압기와 계통 연계형 인버터,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고압 차단기, 발전 터빈 등을 대상 설비로 열거했다. 외국산 장비를 일괄 금지하는 조치는 아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외국 기관과의 연계 및 국가안보 위험을 판단해 특정 거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설비에 조건을 부과할 때는 전력망의 신뢰성과 안전성, 대체 설비의 이용 가능성도 고려하도록 했다. 따라서 설비의 생산국만으로 제한 여부가 정해지는 구조는 아니다.
리스타드 에너지 분석에서 중국산은 2026년 6월까지 12개월간 미국 변압기 수입액의 3%, 고압 차단기 수입액의 1% 미만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멕시코·캐나다는 미국 차단기 수입액의 74%, 변압기 수입액의 48%를 공급했다.
배터리 수입에서는 중국 비중이 더 컸다. 중국산은 같은 12개월간 미국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액의 50%를 차지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단일 대체 공급국이 이 물량을 흡수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제프리 허버트슨(Geoffrey Hebertson) 리스타드 에너지 재생에너지·전력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분석에서 “공급망 문제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은 배터리 저장장치”라고 밝혔다. 변압기와 차단기는 중국산 의존도가 이미 낮아진 반면 배터리 저장장치는 같은 수준으로 공급처를 바꾸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앞서 미국이 전력망 장비 거래를 국가안보 심사 대상으로 삼은 조치의 후속 규정과 맞물린다. 본지는 미 전력망 장비 규제에서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가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분석은 설비별 수입 의존도와 세부 규정의 적용 범위를 짚었다.
한국 업체에는 대체 공급처 역할과 규정 적용 범위가 함께 중요하다. 한국·멕시코·캐나다가 미국 변압기·차단기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중국 자본이나 통제 관계가 한국·멕시코 조립업체에까지 적용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백악관 행정명령은 서명일부터 120일 안에 필요할 경우 이행 규칙을 마련하도록 했다. 에너지부는 업계 의견을 받기 위한 정보요청 절차를 진행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12월 규정에서 ‘대상 외국 기관(Covered Foreign Entity)’의 소유·통제 관계를 얼마나 넓게 정의할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에너지부는 고위험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전력망 신뢰성을 해치거나 불필요한 비용을 키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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