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로 2027년 하반기 시험…2029년 발행 가능성은 입법 변수
유럽중앙은행은 2027년 하반기부터 12개월간 디지털 유로 결제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9년 첫 발행은 2026년 말까지 입법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를 전제로 한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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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2027년 하반기부터 12개월간 디지털 유로 결제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9년 첫 발행은 입법 절차가 2026년 말까지 마무리될 경우를 전제로 한 잠재적 목표다.
피에로 치폴로네(Piero Cipollone)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회 위원은 5일 티라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화폐의 미래를 공익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화폐를 디지털 결제와 토큰화 금융의 공공 기반으로 두겠다는 취지다.
디지털 유로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현금으로 구상됐다. 지폐와 동전을 대체하지 않고 매장·온라인·개인 간 결제에 추가로 쓰는 방식이다.
ECB는 인터넷 연결이 없는 상황에서도 쓸 수 있는 오프라인 결제와 소비자의 무료 기본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개인 보유액에 한도를 두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세부 규정은 입법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CB는 유로지역 13개국이 매장 결제에서 국제 카드망이나 모바일 결제 수단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현금과 디지털 유로를 함께 유지하려는 구상은 앞서 본지가 전한 내용과도 이어진다.
파일럿에는 유로지역 결제서비스 제공업체 36곳이 선정됐다. ECB는 50건이 넘는 신청을 받았으며 시험은 2027년 하반기 시작해 12개월간 진행할 계획이다.
시험용 디지털 유로는 베타 버전으로 법정통화 지위가 없다. 참여 기관과 가맹점은 결제 과정에서 시스템 작동과 이용 절차를 점검할 예정이다.
ECB는 2026년 10월 30일 파일럿망 연결 사업자로 두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첫 계약은 2026년 9월 28일 발효됐고, 두 번째 계약은 2027년 5월 시작할 예정이다.
발행까지는 입법 절차가 남아 있다. EU 이사회는 2025년 12월 법안에 대한 협상 입장을 정했고, 유럽의회는 2026년 7월 9일 찬성 416표·반대 169표·기권 22표로 협상 개시를 승인했다.
EU 기관 간 협상은 진행 중이다. 치폴로네는 5일 티라나 기조연설에서 입법 절차가 2026년 말까지 마무리되면 2029년 잠재적 첫 발행에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토큰화 금융은 소매 결제용 디지털 유로와 별도로 추진된다. 폰테스(Pontes)는 분산원장기술(DLT) 기반 토큰화 자산 거래를 중앙은행 화폐로 결제하는 기반이며, Appia는 토큰화 금융 생태계의 공동 기반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ECB가 공개한 Appia 협의 결과에는 공공·민간 이해관계자 127곳이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중앙은행 화폐를 토큰화 금융의 결제 기반으로 두는 방안을 지지했지만, 구체적인 설계는 정해지지 않았다.
Appia는 2028년 청사진 마련을 목표로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논의에서 가상자산 업계와 맞닿는 지점은 소비자용 디지털 유로 자체보다 토큰화 자산의 결제 기반으로 중앙은행 화폐가 맡을 역할이다.
결제업계 단체 Payments Europe은 디지털 유로를 추가 결제수단으로 환영하면서도 사업자가 비용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발행 뒤 수수료 상한의 영구 모델을 마련하기까지 전환 기간을 5년 대신 10년으로 두자고 제안했으며, 무료 가맹점 기본 서비스와 개인정보 보호 규칙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독일 ZEW가 2026년 1월 제조업·정보경제 기업 약 800곳을 조사한 결과, 약 77%는 디지털 유로가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부정적 영향을 예상한 응답은 약 17%, 약간 긍정적 영향을 예상한 응답은 6%였다. 뚜렷한 긍정 효과를 예상한 응답은 0.7%였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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