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의회교류센터 본격 가동… 의원 외교로 한미협력 강화한다

한국과 미국 간 의원 외교를 전담할 핵심 교류기구의 초대 수장이 향후 활동 방향을 공식화하면서, 양국 의회의 협력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임스 웨이먼 한미의회교류센터(KIPEC) 초대 센터장은 8월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센터의 역할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의원 외교를 통해 양국 관계의 안정성과 상호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을 강조했다.

한미의회교류센터는 지난해 4월 워싱턴DC에 공식 출범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확대와 안보 협력 심화 등으로 한미 관계가 다층화되는 상황에서, 양국 국회의 직접 소통 채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센터는 미국 의회를 상대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양국의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류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다.

웨이먼 센터장은 국제관계를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두는 경향이 있는 미국 정치권의 특성을 지적하며, 현재 한미 모두 정치·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시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의원 외교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 의원들에게 양자관계의 가치를 설득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며, 이를 위해 센터가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활동 계획으로 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지한파 그룹인 '코리아 코커스'와 상·하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 소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협력 확대를 제시했다. 주무 부처인 국무부와 주요 싱크탱크, 기존 한미 협력 단체들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네트워크 기반 외교에 주력하겠다는 전략도 소개됐다. 아울러 웨이먼 센터장은 미국 법무부의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센터 등록을 마쳤으며, 정보 보급 및 설명 활동은 하되 이를 단순 로비 활동으로만 보아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웨이먼 센터장은 34년간 미국 국무부에서 직업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두 차례 근무했던 동북아 전문가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이 미국 측에 대한 아웃리치(대외 접촉)를 잘 수행해 왔지만, 보다 향상될 여지가 많다고 평가했다. 특히 향후 조율 중인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회담에서 주요 쟁점이 불거지지 않도록 사전 조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향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 의회의 대외정책 우선순위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 나와 주목된다. 한국 입장에서 미 의회 내 지지 기반을 넓히는 전략은 경제·안보 협력뿐 아니라 반도체, 배터리 등 민감한 산업 이슈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미의회교류센터가 이 같은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