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최근 부산 지역에 발생한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웃들을 돕기 위해 1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 초량1동 행정복지센터에 한 노인이 직접 방문해 직원에게 현금 1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이 노인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은 채, "국가로부터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을 받아 큰 도움을 받았는데, 그 고마움을 누군가에게 돌리고 싶어 기부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가 낸 성금은 5만 원권 지폐 두 장이 담긴 소박한 봉투에 담겨 있었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았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기본적인 생계가 어려운 국민을 돕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로, 상당수 수급자가 최소한의 생활만을 영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노인은 자신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은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나눔에 나선 것이다. 특히 그는 기부 후 “작은 돈이지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고 동구청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혜경 초량1동장은 해당 성금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호우 피해자 특별모금 계좌에 전달될 예정이며, 피해 복구와 지원에 사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국적인 모금 및 지원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관으로, 재난 상황에서 신속하게 피해 지역에 자원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규모를 넘어, 국가의 지원을 받은 시민이 다시 그 혜택을 어려운 이웃에게 환원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단순한 지원 차원을 넘어, 사회적 연대의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같은 사례는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할 뿐만 아니라, 다른 주민들에게도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의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부와 나눔이 지역 곳곳에 이어진다면, 재난 이후 회복 속도와 공동체 회복력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