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한 식당이 손님이 먹고 남긴 반찬을 다시 사용하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역 음식·숙박업계 전반의 신뢰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8일 여수시에 따르면, 이날 점심시간 여수 교동에 위치한 음식점 한 곳에서 잔반을 재사용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식당 종업원이 고객의 식사 후 남은 음식을 다시 공용 반찬통에 담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영상에 나타난 행위가 식품위생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장 조사에 돌입했으며, 행정처분은 물론 형사 고발까지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은 지역 관광 이미지 회복을 위한 자정 움직임이 시작된 직후에 발생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하루 전날인 7일, 여수시와 식당·숙박업 관계자 약 200명이 시청 앞에서 “친절 실천”을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는 최근 여수에서 발생한 일련의 서비스 품질 논란을 의식한 조치였다.
앞서 여수에 위치한 한 고급 리조트형 호텔에서는 고객에게 ‘걸레’라는 글귀가 적힌 수건을 제공해 논란이 일었고, 또 다른 유명 식당에서는 1인 방문 유튜버에게 “빨리 먹고 나가라”는 무례한 응대로 빈축을 샀다. 이처럼 최근 여수 지역의 관광 서비스 품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지역 업계 스스로 신뢰 회복에 나서려고 했으나 잇단 구설로 그 노력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자체와 위생 관련 협의회는 자정 결의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책적 조치나 홍보 활동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방송과 온라인을 통한 소비자 제보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시대에는 작은 일탈도 곧바로 전국적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된다면 여수의 주요 관광자원이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방문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주도의 위생 단속 강화와 더불어 개별 업소의 자발적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역 관광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