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사상 최대 과징금에도 신용도 'AAA' 유지될까

SK텔레콤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약 1,34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신용평가사들은 회사의 재무 안정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록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손상이 불가피하지만, 통신 시장 구조와 회사의 현금 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신용도는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평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5년 8월 27일 전체회의를 통해 SK텔레콤에 역대 최대 규모인 1,347억 9,100만 원의 과징금과 96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유심(USIM) 기반 시스템이 해킹당해 소속 이동통신 가입자 약 2,300만 명의 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된 사건에 대한 제재다. 이로써 정보보호 법규 위반에 대한 사상 최대의 행정처분이 내려졌으며, 기업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용평가업체 나이스신용평가는 8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로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이 소폭 감소했으나, 경쟁사로 이용자를 뺏긴 규모가 제한적이고, 전체 통신시장이 여전히 안정적인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AAA 신용등급과 안정적인 등급 전망이 당장 변경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나신평의 평가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유출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일부 고객 대상 요금 50% 할인정책을 시행 중이며, 이에 따른 수익 감소와 함께 고객 이탈을 방어하기 위한 마케팅비 지출도 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울산 지역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구축과 판교 데이터센터의 영업 양수 계약까지 더해지면서, 단기적으로는 회사의 현금흐름에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연간 약 2조 원의 잉여현금흐름을 꾸준히 창출해온 데다, 현금성 자산과 보유 부동산, 투자지분 등 자산 기반 또한 탄탄한 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기업간거래(B2B) 부문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일회성 요인 제거 후에는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회복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관건은 소비자 신뢰 회복 여부와 이에 따른 가입자 추이, 마케팅 비용 통제 가능성이다. 만약 개인정보 유출의 여파가 장기화되거나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지연돼 판촉비용이 늘어난다면,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신용평가사들은 앞으로의 영업성과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SK텔레콤의 정보보호 개선 노력과 소비자 신뢰 회복 정도에 따라 중장기 수익성과 기업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다른 대형 통신사들에게도 보안투자 확대와 내부통제 강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