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불법 스트리밍하던 이른바 '누누티비' 운영자가 항소심에서 기존보다 더 높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해당 범죄의 사회적 해악과 반복성 등을 근거로 원심보다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방법원 제3-3형사부는 2025년 11월 13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1세)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1심에서 선고된 징역 3년보다 형량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추징금 액수는 공범 수익 혼재 가능성과 몰수된 자산 등을 고려해 기존 7억 원에서 3억 7,470만 원으로 낮췄다.

A씨는 2021년 7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불법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를 개설하고, 국내외 유료 OTT 신작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후 수사가 본격화되자 사이트를 폐쇄한 뒤, 같은 해 11월까지 '티비위키', 불법 웹툰 유포 사이트 '오케이툰'까지 운영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수십만 건에 달하는 불법 영상과 만화가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이트는 따로 요금을 받지 않는 대신, 불법 도박 사이트 배너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누누티비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중에서도 대표 사례로 꼽히며 업계에서는 이 사이트 하나에서만 약 5조 원에 달하는 저작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단속을 피하려고 도미니카공화국·파라과이 등의 해외 서버를 활용하고, 도메인을 수시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수사기관은 가상 사설망(VPN), 해외 신용카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동원한 치밀한 방식을 확인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이전에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과 음란물 유포 방조죄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새로운 범행을 저지르고 수사를 피해 사이트를 재개설하는 등 범행 수위가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를 입은 방송사들이 엄중한 처벌을 요청한 점 역시 실형 가중에 반영했다.

이번 판결은 지능화되고 조직화되는 디지털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법원의 단호한 경고이자, 온라인 콘텐츠 생태계 보호를 위한 사법당국의 강경 대응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유사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정부의 국제 공조 수사를 더욱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