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연간 17조원이 넘는 예산을 맡길 시금고를 고르는 절차를 손보면서, 선정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에 나섰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13일 부산시가 제출한 ‘부산시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기기로 했다. 시금고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입과 세출을 실제로 관리하는 금융기관으로, 예산 운용의 안정성과 시민 신뢰에 직결되는 자리다. 그만큼 어떤 은행이 맡느냐뿐 아니라, 어떤 기준과 절차로 선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금고지정심의위원회 구성 방식의 변화다. 앞으로는 심의위원 과반을 민간위원으로 채우도록 했다. 내부 행정 중심의 심사 구조에서 벗어나 외부 시각을 더 많이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통상 이런 장치는 특정 기관이나 이해관계에 심사가 치우친다는 우려를 줄이고, 평가 과정의 독립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은행 간 경쟁을 더 활발하게 만들 장치도 담겼다. 시금고 유치에 나선 은행들이 제시하는 예금·대출 금리와 지역사회 공헌실적의 순위 편차를 기존 5%에서 10%로 넓히기로 했다. 평가 항목 간 점수 차이를 더 분명하게 반영해, 은행들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더 유리한 금리 조건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지역사회 기여 실적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정보 공개 기준도 강화된다. 개정안은 시금고 약정에 따라 정해진 예금 및 대출 금리를 30일 안에 부산시보와 부산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금고 운영 조건을 시민이 확인할 수 있게 되면, 행정의 책임성과 감시 기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 개정이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을 반영하고, 국민권익위원회의 부패영향평가 개선 권고를 수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산시의 주금고인 제1금고는 BNK부산은행, 부금고인 제2금고는 KB국민은행이 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선정 제도에도 영향을 주면서, 공공자금 운용을 둘러싼 경쟁과 투명성 강화 요구를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