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NTC)이 새 최고경영자 립부탄(Lip-Bu Tan) 체제에서 첫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오는 24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1분기 실적은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는 지난 3월 중순 탄 CEO가 공식 취임한 이후 처음 공개되는 정기 실적이다.
탄 CEO는 취임 직후부터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탈권위적 리더십과 혁신 메시지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달 자사 이벤트 무대에서 운동화와 정장을 매치한 캐주얼한 차림으로 등장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지만, 동시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하며 내부 변화의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탄 CEO 선임 소식 직후 상승했던 인텔 주가는 이후 반락해, 취임 효과를 상쇄한 상태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과 전임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의 전격 퇴진 여파도 여전히 주가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핵심은 탄 CEO의 *전략적 청사진*이다. 인수를 통한 사업 재편이나 사업 부문 매각 등 구조조정 가능성이 기대를 모은다. 최근 인텔은 자회사인 알테라(Altera)의 지분 51%를 실버레이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과감한 체질 개선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또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와의 *미국 내 합작 공장* 설립설도 흘러나왔지만, TSMC 측은 이를 공식 부인하며 오히려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인텔의 1분기 매출을 약 123억 달러(약 17조 7,000억 원), 조정 순이익은 4,160만 달러(약 600억 원)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여전히 인텔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가는 평균 약 23달러로 현주가(19달러 부근) 대비 약 20%의 상승 여력을 보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탄 CEO가 어떤 변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할지가 향후 주가 방향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반도체 기술 로드맵, AI 및 고성능 컴퓨팅 사업 재편, 글로벌 공급망 전략 등이 어느 정도 투명하게 드러날지가 투자자 관심의 초점이다. 변화에 대한 기대가 아직은 신중한 낙관에 그치고 있는 만큼, 이번 분기 실적과 컨퍼런스콜은 인텔이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결정적 무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