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문
미국 암호화폐 시장 규제의 ‘큰 뼈대’로 꼽혀온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백악관이 제시한 3월 1일(현지시간) 시한을 넘기며 제동이 걸렸다. 스테이블코인 이자·보상(수익) 제공을 둘러싼 이견이 협상을 멈춰 세우면서, 업계에선 다시 ‘집행 중심 규제’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악관 시한 넘긴 클래리티 법안…업계-은행권 ‘공통분모’ 못 찾았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를 포괄적으로 정리하는 프레임워크로, 그동안 장기 표류해온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할 ‘핵심 입법’으로 평가받아 왔다.
백악관은 2주 전 업계와 은행권에 “공통분모를 찾아 입법을 진전시키라”고 촉구하며 3월 1일을 사실상 마감 시점으로 제시했지만, 끝내 합의는 성사되지 않았다.
양측은 백악관에서 여러 차례 회동을 이어가며 논의 과정을 ‘건설적’이라고 표현해왔으나, 결정적인 쟁점에서 합의가 멈춘 셈이다.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공’이 막았다…“법안, ‘수익률 벽’에 부딪혀”
협상 교착의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이자나 리워드 형태의 수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여부가 있다. 이 쟁점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 파트의 심의 일정(마크업)조차 잡히지 못했고, 반면 상원 농업위원회(Senate Agriculture Committee)는 법안 내 담당 구간을 이미 승인한 상태로 전해졌다.
시장 해설가 폴 배런(Paul Barron)은 이번 교착을 ‘수익률 벽(yield wall)’이라고 표현하며, 암호화폐 업계가 “규제된 형태의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공”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유연성이 없으면 미국이 혁신을 해외로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논리를 업계가 내세운다고 덧붙였다.
타협 실패하면 ‘집행 중심 규제’ 되돌림 우려…기관 자금 유입 시나리오는
합의가 무산될 경우, 규제 환경은 다시 강경 노선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런은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통화감독청(OCC) 등 당국이 법 집행을 통해 기준을 사실상 만들어가는 ‘regulation by enforcement(집행 중심 규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절충안이 도출될 여지도 거론된다. 예컨대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공을 ‘적격 투자자’ 등 특정 범주로 제한하는 방식이 논의될 경우, 제도권의 우려를 일부 해소하면서도 기관 자금 유입의 통로를 열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은 규제 명확성이 개선되면 2026년 하반기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의미 있는’ 기관 자금 유입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JP모건 “클래리티 법안, 시장의 ‘결정적 전환점’…현실자산 토큰화도 가속”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Nikolaos Panigirtzoglou)가 이끄는 JP모건 애널리스트 팀은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암호화폐 시장의 ‘결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 마티파티(MartyParty)의 전언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를 단순한 규제 조정이 아니라 미국 디지털자산 프레임워크의 ‘구조적 개편’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법안 승인 시 3가지 효과가 맞물려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첫째, 현재처럼 제재와 소송 등 집행 조치에 의존하던 감독 방식이 명문화된 규칙 중심으로 전환되며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둘째, 기관의 암호화폐 참여가 ‘탐색적 접근’에서 ‘확신 기반 참여’로 이동할 수 있다.
셋째, 은행·자산운용사들이 신중하게 추진해온 현실자산 토큰화(RWA, Real-World Assets) 흐름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RWA는 채권·부동산·펀드 지분 같은 전통자산을 블록체인상 토큰 형태로 발행·유통하는 방식이다.
4월 재협상 전망…7월, 선거 국면 전 ‘비공식 마감’ 거론
상원 내 추가 협상은 2026년 4월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7월은 선거 국면이 본격화되기 전 입법 동력이 약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시장에선 ‘비공식 마감’처럼 거론된다.
한편 차트상 월요일(현지시간)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3500억달러까지 상승을 시도했다. 원·달러 환율(1달러=1468.10원)을 적용하면 약 3449조원 규모다. 이번 클래리티 법안 지연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제도 논의가 어느 방향으로 결론 나느냐에 따라 2026년 하반기 시장의 ‘기관 수급’과 구조 변화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워싱턴으로 쏠린다.
규제 불확실성의 시대, ‘기준’이 없는 투자자는 흔들린다…토큰포스트 아카데미에서
클래리티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공’ 이슈로 멈춰 서면서, 시장은 다시 규칙이 아닌 집행으로 방향이 정해지는 regulation by enforcement(집행 중심 규제) 리스크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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