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AI 인재 삼켜 '언테더AI' 해체시키다…NVIDIA 추격 가속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AMD(AMD)가 불과 8일 만에 세 번째 기술 인력을 확보하며 다시 한 번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5일, AMD는 AI 추론용 저전력 프로세서를 개발해온 스타트업 '언테더AI(Untether AI)'의 핵심 엔지니어링 팀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전통적인 기업 인수가 아니라, 인재 중심의 '팀 어퀴하이어' 형태로 진행됐으며, 이에 따라 언테더AI는 공식적으로 사업을 종료하고 모든 기술 지원을 중단한다.

이번 계약에 대해 AMD는 AI 컴파일러, 커널 개발, SoC(시스템온칩) 설계 및 검증 등 전반적인 AI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AMD 대변인은 "언테더AI로부터 뛰어난 AI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팀을 확보했다"며 "미래 AI 제품군 통합 역량을 대폭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언테더AI는 2018년 설립 이후 메모리와 연산 요소를 통합한 '인메모리 컴퓨팅'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AI 추론 칩을 개발해왔다. 동일한 패키지 내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에너지 효율성과 성능을 극대화하며, 센서, 드론 등 엣지 환경에도 최적화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인텔 캐피탈로부터 1억 2,500만 달러(약 1,8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산업계의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기업 CEO였던 크리스 워커는 지난달 사임하며 실질적인 경영 이탈을 예고했고, 이후 AMD가 기술 핵심 인재만 따로 흡수하면서 사실상 회사의 해체로 이어졌다. 언테더AI의 전 임원이었던 밥 비치러는 “AMD와의 계약은 언테더AI의 여정의 공식적인 끝을 의미한다”며 기존 제품군 판매 및 지원 종료를 알렸다.

이번 인재 확보는 AMD가 보름 사이 진행한 세 번째 AI 관련 조직 강화 조치다. 앞서 AMD는 소규모 자율 머신러닝 소프트웨어 기업 브리움(Brium)을 인수했으며, 이후 포토닉스 기술 기반 AI 칩 통신 기술 스타트업 이노세미(Enosemi)도 흡수했다. 브리움은 대체 하드웨어에서도 구동 가능한 AI 모델 개발 역량을, 이노세미는 광케이블 기반 GPU 연결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AMD의 AI 생태계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엔비디아(NVDA)에 대응하기 위한 AMD의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AI 반도체 주도권은 GPU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쥐고 있지만, AMD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개발자 생태계,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포함한 전방위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AI 반도체 경쟁이 기술 단순 개발에서 인재 확보 및 플랫폼 통합 경쟁으로 전환되는 지금, AMD의 연쇄적 팀 인수가 어떤 중장기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