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로봇 스타트업 게코, 1,800억 원 투자 유치… 국방·에너지 인프라 혁신 가속

AI 기반 로봇 기술을 통해 산업 현장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미국 스타트업 게코 로보틱스(Gecko Robotics)가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1억 2,500만 달러(약 1,800억 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에너지, 국방 등 국가 기간산업의 유지보수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해당 스타트업은 발전소, 해군 군함, 송유관, 항공기 등 첨단 장비 및 인프라에 특화된 검사용 로봇과 소프트웨어를 개발·제공한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인 USIT, XN,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에 더해 신규 투자사인 콕스 엔터프라이즈(Cox Enterprises)가 리딩 참여했다. 이로 인해 게코의 기업 가치는 직전 투자 라운드 대비 두 배인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로 상승했다.

게코의 로봇은 벽을 기어오르거나 수중 탐사, 비행 기능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인프라를 진단할 수 있으며, 수만 개의 고화질 이미지와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비의 결함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민간 발전 운영사 NAES와 총 1억 달러 규모의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와의 협업을 통해 미군 항공기의 유지보수 지원 XR 솔루션을 개발했고,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ADNOC와 협력해 중동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 중이다.

게코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제이크 루사래리언은 “대학 기숙사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오늘날 세계 각국의 인프라를 지키고, 국방 역량을 현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AI와 센서 데이터를 결합한 분석 기술은 사고를 예방하고 에너지 효율을 최대 5%까지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반 기술로는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캔틸레버(Cantilever)’가 있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의 판단 능력을 결합해 특정 장비의 이상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유지보수 최적화 방법까지 추천한다. 실제로 해당 시스템은 C-130 군용기의 정비 시나리오나 기자재 운용 효율 개선 사례에서도 실사용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파운더스펀드의 파트너 트레이 스티븐스는 “다수의 AI 스타트업이 소비자용 앱에 집중하는 반면, 게코는 인프라 분야라는 사각지대에 AI를 도입하며 산업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게코의 로봇은 사회 전반의 안전을 뒷받침하는 혁신의 실체”라고 평가했다.

미국 사회 전반이 노후 인프라 문제를 고민하는 가운데, 이번 게코 로보틱스의 투자 유치는 관련 시장에서 로봇과 AI의 전략적 접목 가능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