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의 새 전장, 브로드컴이 선점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미래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산업에 등장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은 이제 더욱 효율적이며 AI 친화적인 인프라를 고민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브로드컴(AVGO)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며 주목받고 있다. 오랜 기간 인텔(INTC) 고위임원으로 재직했던 다이앤 브라이언트는 현재 브로드컴을 비롯해 셀레스티얼 AI, 헤모네틱스, mmTron 등의 이사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AI 시대에 브로드컴이 가지는 *전략적 우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로보틱스 및 AI 인프라 서밋’ 행사에서 실리콘앵글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AI는 알고리즘뿐 아니라 데이터 모델링, 정제, 이를 운용할 컴퓨팅 파워 등 많은 영역에서 고난도의 작업"이라며 "이 때문에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대형 기업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브로드컴은 바로 그 수혜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브라이언트는 엔비디아(NVDA), AMD, 그리고 커스텀 GPU 기업들이 참여하는 AI 하드웨어 시장이 2030년까지 3,000억~5,000억 달러(약 432조~7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녀는 2010년 인텔의 제온 파이(Xeon Phi) 출시를 AI와의 첫 인연으로 회상하면서, “AI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2022년 이후이며, 기술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브로드컴은 최근 *VM웨어(VMware)*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VMware 클라우드 파운데이션 9.0은 AI 워크로드를 위한 온프레미스 기반의 인프라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AI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과거 인텔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일할 당시 400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했지만, 이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80% 이상의 자원 활용률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녀는 광통신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셀레스티얼 AI와의 협업도 소개했다. 인텔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브라이언트는 “셀레스티얼 AI의 ‘포토닉 패브릭’은 광 기반 통신을 통해 GPU나 TPU 등 AI 가속기와의 통합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이는 AI 인프라의 병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평했다.

복잡성과 고도화가 가속되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보안성, 효율성, 성능 측면에서 대기업들의 필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고 전략적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는 브로드컴은 GPU 중심의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또 하나의 축이 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AI 인프라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고,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그 전장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의 판도를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