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8천억 투자한 블루 욘더, AI로 공급망 판도 바꾼다

AI 기반 공급망 기술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개념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혁신에 주력해온 블루 욘더(Blue Yonder)가 2025년 신제품 공개를 통해 이 분야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머신 중심 의사결정과 정밀한 자동화를 가능케 하는 *에이전틱 인텔리전스(agentic intelligence)* 개념을 전면에 세운 *차세대 AI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5월에 열린 ‘ICON 2025’ 행사에서 블루 욘더는 총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를 투자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인지형 공급망(cognitive supply chain)* 솔루션을 발표했다. 이 제품군은 다양한 분야별 AI 에이전트들을 통해 기업들이 공급망 전 과정에서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 시스템은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의 데이터 클라우드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인프라 위에 구축돼 *예측력, 즉시성, 지능성*을 갖춘 고성능 AI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

던컨 앙고브(Duncan Angove) 블루 욘더 CEO는 실리콘앤글이 운영하는 미디어 플랫폼 더큐브(theCUBE)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기술은 공급망 운영을 단순히 빠르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철저히 전략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별개로 존재하던 기능들이 이제 실시간 연계돼 행동으로 구체화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사례로 주목받는 것은 ‘Shelf Ops Agent’ 기술이다. 이는 자체 개발한 대규모 *플라노그램(planogram)* 모델을 도입해, 매장 레이아웃 변경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다. 기존에는 사용자 개입이 많은 탭과 메뉴 조작 때문에 레이아웃 수정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기업 측 설명이다.

블루 욘더가 강조하는 기술적 개념 중 하나는 ‘SADA 루프(See, Analyze, Decide, Act)’다. 이는 단순히 연간 또는 분기 단위의 계획 대신 *머신 속도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즉각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앙고브 CEO는 “역사적으로 기술은 단순한 속도 향상이 아닌, 방식 자체의 전환을 이끌었다”며 “이번 AI 시스템도 근본적인 공급망 운영 구도를 바꾸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현재 통용되는 투자 수익률(ROIC) 같은 기존 성과 지표가 AI 도입 이후엔 유효성을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의사결정 속도, 전략적 유연성, 서비스 비용 절감* 등이 새로운 핵심 지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블루 욘더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글로벌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기반 공급망 전략 고도화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에 비해 상상력보다는 실행 가능성과 신뢰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인 만큼, 이들의 실용적 접근법은 AI 공급망 전환을 꿈꾸는 기업들에 강력한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