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스타트업 램프(Ramp)가 불과 수 주 만에 또 한 차례 대형 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시리즈 E-2 투자 라운드에서 램프는 총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225억 달러(약 32조 4,000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달 시리즈 E 투자로 16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은 이후, 단기간 내 밸류에이션이 거의 50%가량 상승한 셈이다.
이번 투자는 아이코닉 캐피털이 주도했고, 파운더스펀드, 코슬라벤처스, 제너럴캐털리스트, 스트라이프, 씨티, 럭스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 등 기존 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새롭게 이름을 올린 투자사로는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GV(구 구글벤처스), 티로프라이스, 오퍼레이터 콜렉티브 등이 있다.
람프는 2019년 뉴욕에서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총 19억 달러(약 2조 7,300억 원)의 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했다. 수만 개의 기업 고객을 확보한 램프는 지출 관리 자동화 솔루션을 중심으로 각종 경비처리, 출장 예약, 요금 지불 등을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램프 측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미 현금흐름이 양전환돼 자립 기반도 공고해졌다.
특히 지난 3월에는 13억 달러(약 1조 8,700억 원)의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세컨더리 거래를 통한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유치 소식도 전한 바 있다. 이로써 불과 5개월 만에 두 배 가까운 기업가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램프가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전략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램프는 이달 초 고객의 지출 데이터를 분석해 정책 위반을 감지하고 자동 처리하는 AI 기능을 공개했다. CEO 에릭 글라이먼에 따르면 이 에이전트들을 본격 가동하면 현재보다 30배 빠른 업무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불과 45일 전까지만 해도 영수증을 추적하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AI가 모든 지출을 자동으로 보고하고 정산까지 처리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매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램프는 올해 1월 기준 연간환산매출이 7억 달러(약 1조 100억 원)를 넘어섰다. 수익 모델은 카드 기반의 교환 수수료를 중심으로, 고객사의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 SaaS 기반 구독 수익, 글로벌 송금 과정의 환전 수익, 출장 예약 플랫폼을 통한 제휴 수수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핀테크 시장이 전반적으로 기복을 겪는 상황에서도 램프는 눈에 띄게 안정적 성장 곡선을 그리며 투자자의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램프가 AI 역량을 앞세워 재무 자동화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향후 IPO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이번 추가 투자금은 제품 고도화 및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