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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民 넘나드는 '이중용도 기술' 폭풍 성장…1조 2천억 달러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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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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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용도 기술 스타트업이 나토를 중심으로 급증하며 1조 2천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민간과 군사 기술을 넘나드는 스타트업이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軍-民 넘나드는 '이중용도 기술' 폭풍 성장…1조 2천억 달러 쏠렸다 / TokenPost.ai

軍-民 넘나드는 '이중용도 기술' 폭풍 성장…1조 2천억 달러 쏠렸다 / TokenPost.ai

전 세계 기술 산업의 판도가 ‘이중용도 기술(dual-use tech)’이라는 새로운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민간과 군사 분야에 동시에 적용 가능한 이 기술은 한때 방산 투자에 소극적이던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나토(NATO)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가 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심화, 국방 예산 확대, 그리고 기술 주도 패권 경쟁이 이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나토 47개국에서 활동 중인 스케일업(고성장 스타트업)은 약 6만 4,000개이며, 이 중 1만 7,619개가 이중용도 기술 기반 기업이다. 전체의 약 27%로, 4개 중 1개 스케일업이 군사용 개발 가능성을 갖춘 셈이다. 방산 기술에 보다 특화된 스케일업은 1,025개로 확인되며, 그중 200개는 철저하게 군사 전용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중용도 기술 시장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2024년 말 기준 1만 5,260개였던 관련 스케일업이 불과 6~8개월 만에 1만 7,619개로 1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산 기술 스타트업은 1,000곳을 넘어서며 13% 성장했고, 순수 방산 전용 스타트업만 따로 보면 18% 이상 증가했다. 투자 규모는 더 가파르다. 이중용도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총 투자는 2024년 3분기 9,545억 달러(약 1,374조 원)에서 2025년 5월 기준 약 1조 2,000억 달러(약 1,728조 원)로 25% 급증했고, 그 중 방산 기술 투자액은 708억 달러(약 102조 원)로 27% 늘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최근 신설된 스케일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중용도 기술 기반이라는 것이다. 2024년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나토 및 협력국에서는 4,311개의 스케일업이 새롭게 출범했으며, 그 중 2,359개가 이중용도 기술 분야였다. 같은 기간 전체 신규 투자 중 무려 70%가 이중용도 기술 기업에 집중됐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모델을 제시한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군 연구개발(R&D)을 민간 스타트업으로 전환하는 전략으로 첨단 기술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미국도 이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국방혁신단(DIU), 공군기술개발기관(AFWERX), 국가보안혁신네트워크(NSIN)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민간 기술을 국방 시스템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연합도 대응에 나서, EDIRPA와 유럽방산펀드(EDF)를 통해 2024년 한 해에만 15억 유로(약 2조 3,200억 원)를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영국은 4억 파운드(약 7,300억 원)를 방산 스타트업 육성에 배정했고, 독일은 국방 조달예산을 두 배로 증액했다. 나토 역시 10억 유로(약 1조 5,500억 원) 규모의 혁신펀드를 통해 얼라이언스 국가의 이중용도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 등 과거 국방 투자가 제한적이었던 동유럽 국가들 역시 기술 중심의 안보 전략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만큼 이중용도 기술은 작지만 디지털 역량이 강한 국가들에도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하지만 도전 과제도 적지 않다. 방산 및 이중용도 기술 스타트업은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순수 방산 스타트업은 평균 8,000만 달러(약 1,152억 원)를 유치했으며, 이중용도 기술은 6,600만 달러(약 950억 원), 민간 전용 기술 스타트업은 5,000만 달러(약 720억 원)로 점차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조달 지연, 초기 실증(Pilot) 이후 양산 단계로의 전환 장애 등으로 시장 안착까지의 시간이 길고 리스크도 크다.

특히 스타트업의 탄력성과 생존력, 군 조직과의 협업 경험 부족, 하드웨어 양산을 위한 인프라 부족 등이 주요 병목으로 지적된다. 많은 기업이 민간과 군사 시장의 사이에서 전략적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한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벽에 부딪힌다. 아직 많은 기관투자자(LP)는 국방 분야 투자에 대해 내규상 제약을 두고 있으며, 인수합병(M&A)을 통한 엑시트도 국가안보 규제로 제한돼 있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중용도 기술 스타트업에 명확히 투자 중인 VC는 총 74개이며, 이 가운데 미국이 35%로 가장 많고, 영국 12%, 우크라이나 및 발트·동유럽 국가들이 22%를 차지한다. 이는 명확히 전환점을 넘어선 흐름을 보여준다.

앞으로 이중용도 기술은 단순한 기술 카테고리를 넘어서,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의 교차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역사적으로 닫혀있던 방산 시장의 문이 조금씩 개방되면서, 민간 기술 스타트업에도 새로운 확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중용도 기술을 둘러싼 군과 민의 협력은 단순한 실험이 아닌 생존 전략이자, 미래 산업 주권을 좌우할 결정적 승부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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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당

2025.07.31 04: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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