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지능형 영상 감시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루마나AI(Lumana AI)가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4,000만 달러(약 576억 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윙 벤처 캐피털(Wing Venture Capital)이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노르웨스트 벤처 파트너스(Norwest Venture Partners)와 S 캐피털(S Capital)도 참여했다. 지난 2024년 시드 라운드까지 포함해 루마나는 총 6,400만 달러(약 922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루마나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 보안 카메라를 문맥 기반의 행동 감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단순 촬영에 그치지 않고 사람의 활동을 구분해 각종 위험 요소나 이상 행동을 사전에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다. 폭력이나 절도, 화재, 무단 침입, 산업안전 위반 등 다양한 사건들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예측 알림을 생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능의 핵심은 비전-언어 모델(Vision-Language Model)과 AI 에이전트의 결합에 있다. 이 조합을 통해 영상 속 개체와 상황을 이해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도 적절한 조치를 자동 수행한다. 루마나의 CEO 사기 벤 모셰(Sagi Ben Moshe)는 “우리는 카메라가 상황을 인지·판단·대응하도록 만드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루마나의 AI 에이전트가 특정 역할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출입자 추적, 안전 규정 준수 확인, 사고 감지, 범죄 식별 등이 수초 안에 이뤄진다. 이 에이전트들은 외부 시스템과도 연동이 가능해 공장, 캠퍼스, 매장 등 다양한 산업 환경에서 적용 폭이 크다. 루마나는 이들이 무기를 든 사람, 화재 발생, 쓰러짐 사고 등 상황별 위협 요소를 자동으로 포착해 관리자에게 바로 경고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시스템은 맞춤형 대시보드를 통해 운영되며, 100개 이상의 조건으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춰 과거 사건 분석이나 사고 사후 조치에도 활용 가능하다. 현재 루마나의 솔루션은 맥도날드(MCD), 메타플랫폼스(META), 미네소타 트윈스 구단, 뉴욕대학교(NYU) 등이 도입해 사용 중이다. 이 회사는 매일 10억 장 이상의 이미지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수천 시간 분량의 영상 검토 시간이 수 초로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영상 감시를 넘어 운영 효율화 도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빨래방 체인인 스핀익스프레스(SpinXpress)는 고객 대기 시간 분석에 루마나 시스템을 활용해 인력 배치를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사 윙 벤처 캐피털의 창립 파트너 피터 와그너는 “루마나는 물리적 세계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감시의 새로운 기준”이라며 “이 시스템은 학습하고 적응하며, 기존 감시 장비가 제공할 수 없었던 수준의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가능케 한다”고 평가했다.
루마나는 향후 센서, 문맥 정보 등 다양한 입력 데이터를 영상 감시 정보와 유기적으로 통합해 실시간 상황 인지 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형 경기장 내 군중 통제, 산업 현장의 사고 자동 대응, 비상 상황에서의 부서 간 신속 조율 등에도 활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 감시의 개념이 감시를 넘어 ‘이해하는 AI’로 진화하는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