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럭셔리 브랜드 퀸스(Quince)가 또 한 번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퀸스는 최근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신규 투자로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45억 달러(약 6조 4,800억 원) 이상으로 인정받았다. 불과 6개월 전 1억 2,000만 달러를 시리즈 C 라운드로 조달했던 이 회사는 단기간 내 급격한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룬 셈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아이코닉 캐피털(Iconiq Capital)이 주도했으며, 퀸스는 지금까지 총 4억 6,150만 달러(약 6,64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기존 투자사로는 인사이트 파트너스(Insight Partners), 웰링턴 매니지먼트(Wellington Management),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 8VC, FJ 랩스(FJ Labs) 등이 있다. 이번 라운드 규모만으로도 올해 패션 및 의류 스타트업들이 전체적으로 조달한 벤처 자금 총액과 맞먹는다.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퀸스는 공장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배송하는 직접판매(Direct-to-Consumer) 모델과 지속가능성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의류를 시작으로 이제는 가구, 여행용 가방, 생활용품 등까지 취급 품목을 넓혔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Z세대와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가성비 명품’ 브랜드라는 입지를 공고히 했다.
대표 상품인 50달러(약 7만 2,000원)의 캐시미어 스웨터는 경쟁사 J. 크루(J. Crew) 등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몇몇 기존 D2C 기업들이 성장 정체를 겪는 상황에서 퀸스는 드문 성공 사례”라며 “빠르게 증가하는 매출 수치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패션 스타트업 전반의 투자 위축과는 대조적으로 퀸스는 업계의 ‘희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에는 글로벌 패션 스타트업들이 21억 달러를 유치했지만, 2024년에는 이 수치가 1억 3,160만 달러로 급감했다. 이와 같은 시장 흐름 속에서 퀸스의 성장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구조적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