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사 180 라이프 사이언스(180 Life Sciences)가 바이오테크 기업의 껍질을 벗고 이더리움(ETH)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회사는 사명을 'ETHZilla 코퍼레이션'으로 변경하고, 대규모 전략적 자금을 이더리움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80 라이프 사이언스는 현지시간 11일, 약 5,907억 원(4억 2,500만 달러) 규모의 비상장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금은 퍼블릭 에쿼티에 대한 사모 투자(PIPE) 방식을 통해 보통주를 발행해 마련하며, 이더리움을 준비 자산으로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이번 PIPE 구조는 암호화폐에 관심 높은 투자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자금 유치와 함께, 180 라이프 사이언스는 최대 약 2,085억 원(1억 5,000만 달러)까지 부채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승인도 확보했다. 회사 측은 새롭게 조성될 이더리움 준비금의 운용을 벤처 캐피탈사 일렉트릭 캐피탈(Electric Capital)에 맡긴다. 일렉트릭 캐피탈은 외부 자산운용사로서, 온체인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다양한 이더리움 기반 전략을 이행할 계획이다.
180 라이프 사이언스는 2016년 임상 단계의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출발해, 2020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99.9% 이상 하락해 현재는 주당 3달러(약 4,170원) 아래로 거래되며, 시가총액은 약 236억 원(1,700만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연이은 적자와 시장 기대 감소 속에서, 회사는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전격적인 방향 전환을 선택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전략 변화가 180 라이프 사이언스의 부활 가능성을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탄탄한 암호화폐 전략과 운용 역량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단순한 이름 바꾸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