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의 유연성과 가격 협상력 확보를 동시에 원하는 기업들을 위해 플루이드클라우드(FluidCloud)가 해법을 들고 나왔다. 클라우드 인프라 의존성이라는 오랜 난제를 해소하겠다는 이 스타트업은 최근 810만 달러(약 116억 6,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플루이드클라우드의 핵심은 특정 클라우드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기존 클라우드 환경을 역설계해 그대로 타 플랫폼으로 이전할 수 있는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자동화 플랫폼이다. 샤라드 쿠마르(Sharad Kumar)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기업들이 멀티클라우드를 추구해왔지만, 현실은 복잡한 아키텍처와 높은 전환 비용 때문에 대부분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은 AI 기반 클라우드 에이전트를 활용해 고객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표준화된 코드 형태로 변환한 뒤, 이를 다른 클라우드 아키텍처에 빠르게 재배치한다. 컴퓨팅, 네트워킹, 스토리지, 식별 및 접근 관리, 보안 정책 등 수백 가지 마이크로서비스를 자동 복제하는 구조로, 클라우드 간 복잡한 이전 작업을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단축시킨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접근은 단순 전환을 넘어 기업의 전략적 IT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예컨대 아마존웹서비스(AWS)에 구축된 서비스를 구글 클라우드(구 GCP)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로 손쉽게 옮길 수 있어, 특정 클라우드 업체에 대한 종속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쿠마르 CEO는 "한번 구축한 애플리케이션 구조를 어느 플랫폼이든 그대로 복제해 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기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플루이드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인프라업체 벌처(Vultr)와 이미 협업 중이며, 벌처 측은 이를 통해 AWS에서 자사 플랫폼으로의 전환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유저 측면에서도 작은 코드 수정만으로 새로운 CI/CD 파이프라인을 적용해 빠른 서비스 이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반응이 긍정적이다.
투자 파트너로 참여한 어뉴주얼벤처스(Unusual Ventures)의 존 브리오니스(John Vrionis) 공동창업자는 "기존 멀티클라우드 전략이 수년간 개발자들을 괴롭혀 왔다면, 플루이드클라우드는 이 문제를 기술적인 혁신으로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이 AWS,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OOGL) 3대 강자 위주로 재편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플루이드클라우드는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고 클라우드 벤더엔 가격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쿠마르 CEO는 "이젠 고객이 원하는 만큼, 어느 클라우드든 원하는 환경을 복제할 준비가 끝났다"며 "실제 멀티클라우드 환경이 며칠 안에 구현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