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2월 19일 하루 동안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 시사와 정책 발표에 힘입어 소폭 하락한 채 마감됐다. 정부가 외화 유동성 공급에 나서며 시장 안정 의지를 반복적으로 내비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원 하락한 1,476.3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 장 초반에는 1,475.5원으로 출발하며 전날보다 2.8원 내린 채 장을 열었지만, 장중에는 한때 1,479.1원까지 오르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오후 들어 얕은 폭의 등락을 반복하다 막판에 낙폭을 키우며 다시 1,47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이러한 흐름에는 한국은행이 장중 발표한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외화예금 유입을 촉진하고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및 외화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 부과 방안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외화예금 및 외화차입에 부과하는 일종의 비용으로, 이를 일시 면제하면 외화자금의 국내 유입이 활발해지고 원화 수급 여건도 상대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
아울러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이 같은 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점도 아시아 외환시장의 변동성에 영향을 줬다. 일본의 금리는 이번 인상으로 연 0.75%가 되었으며, 이는 1995년 이후 30년 만의 최고치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다시 긴축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이같은 일본 측 결정은 투자자들의 환헤지 수요나 엔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지며 다른 통화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원/엔 환율도 주목할 만하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6.59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6.15원 하락했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같은 시점 156.15엔까지 오르며, 오전 대비 오름폭을 확대했다. 이는 시장 전반의 불균형 심리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이 같은 흐름은 외환당국이 수급 불안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단기적인 환율 안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정책 차별화, 국내 외화 잔고 흐름, 글로벌 수요 둔화 등 외부 변수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어 당분간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