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에 유니콘 1,600개 돌파… 스타트업 투자시장 '부활 조짐'

전 세계 유니콘 스타트업 수가 사상 최초로 1,600개를 돌파한 가운데, 7월 한 달 동안 인공지능부터 의료, 전자상거래, 에너지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총 13개 신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5개의 기업이 인수 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침체됐던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새로운 활기가 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7월 새롭게 유니콘 보드에 오른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6개사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스웨덴,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도 새 유니콘 탄생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인프라 기업들이 전면에 등장하며, AI 열풍이 벤처 생태계에서도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눈길을 끄는 사례는 스웨덴의 AI 코딩 플랫폼 러버블(Lovable)이다. 설립 1년 만에 2억 달러(약 2,880억 원)의 투자 유치와 함께 18억 달러(약 2조 5,92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불과 7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이 1억 달러를 돌파한 이 업체는 세계 230만 명의 사용자와 18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며 고속 성장 중이다. 미국의 팔(Fal)과 레카AI(Reka AI) 또한 각각 15억 달러와 10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으며, 미디어 인프라와 멀티모달 AI 기술 기반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여행 예약 플랫폼 이트라벨리(Etraveli)가 기존 펀딩과 인수·합병 이력을 바탕으로 31억 달러의 가치로 유니콘 명단에 올랐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초고속 배달 서비스 닌자(Ninja) 역시 사우디아라비아계 자본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15억 달러의 가치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미국 텍사스의 아나콘다(Anaconda)는 데이터 분석용 파이썬·R 환경 관리 플랫폼으로 15억 달러의 가치와 함께 흑자 전환을 이뤘고, 중국 CATL의 자회사인 캣엘 인텔리전트(CATL Intelligent)는 배터리 산업의 AI 기반 혁신을 앞세운 에너지 분야 유니콘으로 떠올랐다. 건강 데이터를 통합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기업 엑스팬시오(Xpanceo), 환자 진료 메모 자동화를 돕는 앰비언스 헬스케어(Ambience Healthcare), 비대면 근무자를 위한 인력관리 SaaS 비키퍼(Beekeeper) 등도 다양한 분야 신규 유니콘 사례로 주목받았다.

한편 5건의 유니콘 엑시트 사례는 시장의 빠른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그마(Figma), 긱+(Geek+), 액셀러런트(Accelerant)가 IPO에 성공했으며, 오픈AI의 인수 무산 후 AI 코드 생성 플랫폼 코그니션(Cognition)에 인수된 윈드서프(Windsurf)도 주목된다. 병원 수익 개선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이오딘 소프트웨어(Iodine Software)는 웨이스타(Waystar)에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에 매각됐다.

현재 크런치베이스 유니콘 보드에 오른 스타트업들의 총 가치는 약 6조 달러(약 8,640조 원)에 육박한다. 특히 투자자들은 여전히 AI와 데이터 분석, 헬스테크 분야에서 고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의 회복세와 함께, AI 중심의 신규 유니콘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