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스팟, AI·데이터 통합 전면 개편…'하이브리드 팀' 시대 연다

허브스팟(HubSpot)이 2025년 가을 연례 행사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 역사상 가장 방대한 규모의 제품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사람과 인공지능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팀 구성을 위한 기능 강화를 본격화했다.

이번 발표의 중심에는 '데이터 허브(Data Hub)'가 자리잡고 있다. 이는 기존 운영 허브(Operations Hub)를 전면 재설계한 것으로, 다양한 소스의 구조화된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면서 자동화, 세분화, 리포팅까지 지원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이다. 허브스팟의 제품 부문 부사장 맷 손슨(Matt Sornson)은 데이터 허브가 일반적인 데이터 레이크보다는 데이터 웨어하우스 형태에 가깝다며 "마케터들이 자사 데이터와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의 정보까지 손쉽게 연계하고 증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동반해 공개된 데이터 스튜디오(Data Studio)는 사용자가 핵심 CRM 데이터에 영향을 주지 않고, 외부 데이터셋을 분석하고 실험할 수 있는 샌드박스 기능을 제공한다.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의 데이터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S3, 구글(Google)의 스프레드시트 등과의 네이티브 연동을 지원하며, 융합된 데이터를 토대로 워크플로우 자동화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허브스팟은 자사의 AI 기반 에이전트 집합인 ‘브리즈(Breeze)’를 기존보다 20개 이상의 업무 영역으로 확대했다. 브리즈 에이전트들은 단순 챗봇이 아닌 특정 업무에 특화된 AI 동료로, 콘텐츠 생성부터 맞춤형 고객 인계 업무까지 CRM 데이터 기반으로 처리한다. 예컨대 고객 에이전트(Customer Agent)는 다양한 접점에서의 고객 문의 절반 이상을 자동으로 해결할 수 있고, 영업 에이전트(Prospecting Agent)는 실시간으로 잠재 고객을 식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브리즈 마켓플레이스(Breeze Marketplace)에서는 다양한 에이전트를 검색하고 설치할 수 있으며, 브리즈 스튜디오(Breeze Studio)는 자체적인 규칙과 매뉴얼을 적용해 맞춤형 AI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사용자가 업무 목적에 맞는 AI 전문가를 직접 훈련시켜 활용할 수 있는 커스텀 어시스턴트(Custom Assistant) 기능도 포함된다.

마케팅, 영업, 커머스 각 제품군에도 AI 기능이 내재됐다. 마케팅 허브에는 AI 기반 캠페인 자산 생성 기능이 포함된 마케팅 스튜디오가 도입됐으며, 세일즈 허브는 회의 준비 및 후속 업무 자동화, 위험 거래 식별 기능 등을 강화했다. 커머스 허브는 가격 구성 견적(CPQ) 기능과 실시간 문의 응답형 종결 에이전트(Closing Agent)를 탑재해 판매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손슨 부사장은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업데이트를 계기로 AI와 사람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기업의 창의성과 전략 실행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리즈 스튜디오, 데이터 스튜디오, 브리즈 마켓플레이스 등의 기능은 현재 공개 베타 형태로 제공되며, 기존 운영 허브 사용자들은 별도 비용 없이 자동으로 데이터 허브로 업그레이드된다. 이 같은 변화는 AI의 일상적 활용이 기업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흐름 속에서 허브스팟이 리더십을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