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컴퓨팅의 핵심 인프라로 오랜 시간 자리 잡아온 메인프레임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BMC소프트웨어는 20주년을 맞은 자사 연례 메인프레임 보고서에서 전체 응답자의 97%가 메인프레임을 장기적인 IT 인프라 요소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설문 시행 이래 가장 높은 비율로, 메인프레임이 단순한 유산 기술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인프레임의 고신뢰성과 보안성은 여전히 강점으로 꼽히며, 최근에는 AI 기반 자동화 업무와 DevOps를 아우르는 현대화 작업의 중심지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메인프레임 분야의 인력 세대교체다. 전체 전문가 중 3분의 2가 밀레니얼 또는 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세대는 메인프레임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 기반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향이 강했다. Z세대 전문가 중 73%가 메인프레임이 신규 워크로드를 유치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에서는 이 비율이 51%에 그쳤다.
업무량 자체도 증가하고 있다. 전체 기업의 72%가 메인프레임의 일반 처리 용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35%는 신규 애플리케이션 또는 기존 시스템과 혼합 운용에 따른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이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는 비율은 전체의 42%로 작년보다 증가했으며, 초당 명령어 처리 성능(MIPS)이 5만을 넘는 대형 환경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9%가 이를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프로그래밍 언어 사용에서도 변화가 관측된다. 자바는 데이터센터 주력 언어로 부상하고 있으며, 조사 대상 조직의 60%는 자바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중 하나로 선택했다. 지난해 대비 자바 활용 빈도가 높아졌다고 답한 기업도 절반에 달했다. 아울러 DevOps의 채택률은 2024년 63%에서 올해 67%로 증가했으며, 응답 기업의 25%는 DevOps 도입 6개월 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반 IT 운영 관리(AIOps)의 채택률 역시 성장세다. 2023년 61%였던 AIOps 활용률은 올해 72%까지 상승했으며, AI 전반에 대한 체감도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사용자의 65%는 이미 메인프레임 업무 환경에 생성형 AI를 도입했으며, 74%는 향후 2년간 이 기술이 자사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3분의 2 가량의 응답자는 메인프레임이 자율형 AI 에이전트 배포 플랫폼으로도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과거 일부 전문가들은 메인프레임 시대가 이미 저물었다고 예견했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BMC의 존 매케니 수석부사장 겸 지능형 Z 옵티마이제이션·트랜스포메이션 총괄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메인프레임은 언제 퇴장할 것인가가 주요 화두였다"며 "이제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회복탄력성을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