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이른바 ‘산타클로스 랠리’를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타 랠리는 일반적으로 12월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을 말하는데, 올해는 오는 12월 24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가 해당 기간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낙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950년 이후 이 시기에 평균 1.3% 상승해 왔으며, 약 79%의 확률로 오름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산타 랠리가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도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시장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오라클과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가 AI 과열 논란을 부추긴 반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깜짝 실적’을 기록해 투자 심리를 다소 회복시킨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S&P 500지수 내 기술주의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점에서, 몇몇 핵심 종목이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면 연말 랠리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12월에 보이는 전통적인 가격 패턴, 즉 초반의 혼조세와 중순의 저점 형성이 오히려 랠리를 준비하는 전형적인 흐름일 수 있다고 해석하는 전망도 있다. 실적과 수급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증시가 역사적 평균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일부 기관은 AI 기술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IT 중심주의 오름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달 말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들도 시장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12월 23일에 나올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10월 공개 예정이었으나,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으로 인해 지연 발표된다. 이번 GDP 수치는 사실상 최초 발표에 해당하며, 시장의 향후 방향성을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다. 같은 날 민간 고용지표(ADP), 산업생산, 소비자 신뢰지수 등도 함께 발표돼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판단할 수 있는 주간이 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산타 랠리는 기업 실적, 경기 전망, 투자 심리 등이 조화를 이룰 때 나타난다. 현재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완화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나, 지나치게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주요 기술주의 주가 흐름과 경제 지표의 결과에 따라 증시가 연말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