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보안 플랫폼 스타트업인 아이키도 시큐리티(Aikido Security)가 침투 테스트 자동화를 위해 벨기에 기반 AI 보안 스타트업 두 곳을 인수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아이키도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올식(Allseek)과 하이커(Haicker)를 인수하고 기존 플랫폼과 통합해 수시간 이상 소요되던 침투 테스트를 한 시간 이내에 자동 수행하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약 6억 달러(약 8,64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침투 테스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침투 테스트는 사이버 보안 인프라의 약점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해커의 공격을 모사한 보안 점검으로, 보통 비용이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아이키도는 이러한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고자 두 기업과 손잡았다.

2021년에 설립된 올식은 윤리 해커와 AI 연구진이 주축이 돼 기존 침투 테스트 방식의 비효율성에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한 회사다. 이 회사는 실제 공격자가 사고하고 움직이는 방식을 모사한 자율 에이전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안 인프라의 취약 경로를 분석한다. 단순 주기적인 점검이 아닌, 실질적인 침투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고객이 직면할 수 있는 실제 위협을 가시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올식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바우트 더번스트(Wout Debaenst)는 “기존 침투 테스트는 예산과 인내를 소모하지만, 아이키도와의 결합을 통해 즉각적으로 작동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자동화 테스트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아이키도의 시스템을 수작업으로 점검하는 데 머물렀던 경험에서 시작해, 이제는 플레이북 전체의 자동화를 실현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2023년에 창업한 하이커 역시 인간 해커의 사고를 디지털로 구현하는 데 주력해왔다. 기존 보안 시스템에 대한 탐색과 중간에서의 전략 수정, 비정형적 공격 루트 탐색 등, 유능한 공격자의 직관과 창의성을 알고리즘화해 상시 운용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커의 창립자 필립 두라소프(Philippe Dourassov)는 “보안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개별 솔루션이 아닌 통합 플랫폼이 필요했다”며 아이키도와의 협업이 ‘해킹 불가능’이라는 비전에 한발 다가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아이키도의 기존 보안 플랫폼은 이미 AI 기반 침투 시뮬레이션 모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구조 분석, 취약점 탐지, 실제 위협 여부 검증 등 각 AI 에이전트가 특화된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테스트 도중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을 변경하며 연결된 취약점을 연달아 탐색, 수동 도구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공격 경로까지 나타낸다.

아이키도의 창립자이자 CEO인 빌럼 델바레(Willem Delbare)는 “올식과 하이커의 능동형 보안 기술을 더해 연 1회 정기 점검이 아닌, AI 시대에 발맞춘 상시 탐지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규모 작업은 AI가 담당하고, 사람은 복잡한 업무 논리나 고도화된 공격 경로 분석을 전담하는 이원적 보안 구조가 향후 보안 운영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략적 인수는 침투 테스트 자동화라는 좁고 복잡한 보안 시장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차세대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키도의 주력 기술이 보안 운영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보안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