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의 차세대 반도체 칩 'M5'를 공개하며 맥북 프로, 아이패드 프로, 비전 프로 등 주요 하드웨어에 대대적인 성능 향상을 예고했다. 이번에 발표된 M5 칩은 대만 TSMC의 3나노미터 기술인 N3P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 공정은 기존 칩 대비 최대 5% 더 빠른 성능과 10%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M5 칩의 주요 구성은 최대 10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16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이뤄졌다. CPU는 고성능 코어 4개와 고효율 코어 6개로 구성되며, 애플은 이 고성능 코어가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GPU에는 각 코어마다 AI 처리에 최적화된 ‘뉴럴 가속기’가 내장돼 있으며, 이를 통해 AI 관련 작업 처리 속도가 전작 대비 4배 향상됐다. 또한 실시간 광원 효과를 처리하는 레이트레이싱 성능도 개선됐으며, 메모리 사용량을 스마트하게 조절하는 ‘다이내믹 캐시’ 기능도 추가됐다.
이 외에도 영상 처리 속도를 높이는 멀티미디어 엔진, 16코어 뉴럴 엔진, 그리고 32GB에 달하는 온보드 메모리까지 통합되며 칩 하나로 보다 다양한 고성능 작업이 가능해졌다.
새로운 M5 칩은 오늘 공개된 아이패드 프로와 함께 첫 탑재 제품으로 출시되며, 이 태블릿에는 무선 통신 칩 C1X와 N1이 함께 들어간다. C1X는 셀룰러 네트워크를, N1는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를 담당해 통신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애플의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 프로에도 M5 칩이 탑재된다.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디스플레이 주사율이 최대 120프레임까지 향상돼, 기존보다 부드러운 그래픽과 낮은 모션 블러를 제공할 전망이다.
맥북 프로 역시 M5 칩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애플은 새로운 칩을 통해 플래시 저장장치 속도가 빨라지고, 최대 24시간에 달하는 배터리 지속 시간을 자랑한다고 밝혔다. 또 M5 덕분에 렌더링 속도는 최대 60%까지 단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맥북 프로, 아이패드 프로, 비전 프로 등 신제품은 오는 수요일부터 본격 출하된다. 업계는 애플이 향후 M5 칩의 고성능 버전도 출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미 지난 3월에는 동일 라인업의 M3 칩에 두 배 이상 CPU 코어를 추가한 'M3 울트라'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M5 기반 제품군 발표는 AI 연산 성능과 배터리 효율, 그래픽 처리 능력 등 하드웨어 전반에 걸친 기술 고도화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애플 실리콘의 차세대 진화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업계의 관심이 M5 이후의 로드맵으로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