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딥마인드, 핵융합 '꿈의 에너지' 상용화에 AI 투입

김민준 기자

2025.10.17 (금) 09:02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가 핵융합 스타트업 CFS와 협력해 AI 기반 플라즈마 제어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핵융합 상용화와 AI 물리 제어 기술 실용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글·딥마인드, 핵융합 '꿈의 에너지' 상용화에 AI 투입 / TokenPost.ai

구글(GOOGL)의 인공지능 연구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핵융합 스타트업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즈(Commonwealth Fusion Systems, CFS)와 손잡고 AI 기반 플라즈마 제어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는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기술 협력으로, AI의 물리 제어 능력을 실제 에너지 시스템에 접목하는 시범 사례로 주목받는다.

딥마인드는 CFS가 제작 중인 스파크(SPARC) 핵융합로에서 형성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 ‘TORAX’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강화학습과 진화모델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함께 작동하며, 실시간으로 플라즈마의 상태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자석의 세기와 방향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는다.

핵융합 발전은 막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면서도 탄소 배출이 전무한 ‘궁극의 청정 에너지’로 불려왔지만,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플라즈마의 온도와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 실험적 핵융합 장치들은 표적 수준의 에너지 생산을 달성하기 어려워 상용화가 지연돼왔다. 특히 중력과 자기장을 이용한 플라즈마 압축 과정은 인간이 수동으로 제어하기엔 한계가 크다. 이 문제를 AI가 해결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에너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CFS는 스파크 핵융합로가 2026년 중 가동될 예정이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체 소비 전력보다 높은 출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핵융합 에너지가 실제로 에너지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임을 입증하는 주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구글 입장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장기적 이해관계가 얽힌 사업이다. 최근 구글과 엔비디아(NVDA)가 공동 참여한 시리즈 B2 펀딩 라운드에서 CFS는 총 8억6,300만 달러(약 1조2,427억 원)를 유치한 바 있으며, 구글은 향후 CFS가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20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구글에는 전략적으로 ‘한 수 앞선 투자’가 되는 셈이다.

딥마인드는 앞서 TAE 테크놀로지스(TAE Technologies)와 함께 플라즈마 물리 연구를 10년 이상 진행하며 풍부한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이 노하우가 CFS와의 AI 기반 제어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력은 에너지 산업뿐만 아니라 AI 기술의 물리 제어 응용 확대라는 차원에서 상징성이 크다. 실제 수천만 개의 변수를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조정하는 작업은 인간의 능력 밖이지만, AI는 이를 수 초 단위로 처리할 수 있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I와 핵융합 에너지의 접점에서 산업계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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