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사관리(HR) 및 급여 처리 플랫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딜(Deel)이 최근 3억 달러(약 4,320억 원)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회사 가치는 이번 라운드를 통해 173억 달러(약 24조 9,120억 원)로 뛰어오르며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 반열에 올랐다. 이번 투자에는 리빗 캐피탈을 비롯해 기존 투자자인 안드리센 호로위츠와 코투 매니지먼트가 다시 참여했으며, 제너럴 캐탈리스트, 그린베이 벤처스 등도 동참했다.
이번 투자는 뉴욕에 본사를 둔 딜뿐 아니라 HR 테크 산업 전반의 회복세를 방증한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5년 9월까지 글로벌 HR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은 총 19억 달러(약 2조 7,360억 원)의 벤처 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2024년 전체 HR 테크 투자액(20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미국 내 기업들만 해도 이미 작년보다 많은 12억 달러(약 1조 7,280억 원)를 조달하는 등 업계 전반의 반등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전성기였던 2021년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시 HR 스타트업들은 연간 105억 달러(약 15조 1,200억 원)를 유치하며 정점을 찍은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딜의 투자 유치는 단순한 개별 성공을 넘어 업계 신뢰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번 라운드는 최근 경쟁사 리플링(Rippling)과의 산업 스파이 의혹에도 불구하고 성사돼 더욱 눈길을 끈다. 라이벌 리플링은 올해 초 이 사건 속에서도 4억 5,000만 달러(약 6,480억 원)를 Series G 라운드에서 유치하며 168억 달러(약 24조 1,92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딜의 경영성과에 더 높은 점수를 준 셈이다.
딜은 지난달 처음으로 단일 월 매출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연간 반복 매출(ARR)은 올해 초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돌파했고, 고객 기업은 3만 7,000곳 이상, 연간 처리 급여 총액은 220억 달러(약 31조 6,8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딜은 2019년 설립 이후 누적 투자 유치액이 13억 달러(약 1조 8,720억 원)에 달하며, 이번 자금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글로벌 100개국 이상으로의 진출 확대, AI 자동화 솔루션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투자사 리빗 캐피탈의 창립자 미키 말카는 딜이 100개국 이상에 근무자를 두고 있는 완전 원격 운영 기업인 만큼 글로벌 확장과 SaaS 기반 솔루션 개발에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HR 소프트웨어 시장은 팬데믹 이후 급성장했지만 2022년 이후 주춤했으며, 최근 다시 투자와 인수합병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딜의 이번 투자가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