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SpaceX)가 2026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회사 가치를 8,000억 달러(약 1,152조 원)로 끌어올리는 초대형 주식 거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는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OpenAI·5000억 달러)마저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가진 비상장사로 등극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는 이번 거래를 기존 투자자와 임직원이 보유한 주식을 외부에 매각하는 '세컨더리 세일'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두 차례 이런 구조의 주식 매각을 진행해왔으며, 이번 거래가 상장을 앞두고 마지막에 가까운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페이스엑스의 주요 성장 엔진인 스타링크(Starlink) 사업은 고도 수백㎞ 지구 저궤도에 9,000기가 넘는 위성을 띄워 전 세계 수백만 명에 이르는 이용자에게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위성 통신망보다 훨씬 낮은 궤도에 위치해 속도와 응답 시간이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업 고객 전용 서비스인 ‘스타링크 포 비즈니스(Starlink for Business)’도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고정형 운용 환경을 전제로 월간 최대 2TB까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고속 전용 요금제를 제공하며, 표준 장비보다 넓은 표면을 갖춘 ‘스타링크 퍼포먼스’ 안테나를 통해 다수 위성과 동시 연결이 가능하다. 내구성을 강화한 알루미늄 외장 구조도 특징이다.

다른 한 축인 스타십(Starship) 프로젝트는 회사의 항공 우주 비전을 실현할 최첨단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높이 120m, 33개의 로켓 엔진이 탑재된 스타십은 약 150톤의 화물을 싣고 지구 궤도를 도는 대형 우주선으로 기획됐다. 1·2단 모두 재사용 가능한 구조로 설계돼 비용 절감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강점이다.

또한 스페이스엑스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IPO 일정을 2026년 하반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스타링크망 확장, 스타십 개발 등 고비용 프로젝트의 재원으로 쓰일 전망이다.

한편 스페이스엑스가 주도하는 차세대 우주 산업에는 경쟁업체도 가세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재사용 로켓 '뉴 글렌(New Glenn)'의 첫 착륙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아마존의 ‘카이퍼(Kuiper)’ 위성 인터넷 구축 프로젝트에도 발사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우주 인터넷과 로켓 산업이 민간 영역으로 본격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이스엑스의 초고평가와 IPO 일정은 앞으로 글로벌 기술 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