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설계 초기 단계의 결정이 제품 비용과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출현했다. 스웨덴 스타트업 인큐브 테크놀로지스(Encube Technologies)가 이끄는 이 변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기반 협업 엔지니어링 플랫폼이 있다. 인큐브는 미국과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AI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최근 2,300만 달러(약 331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스웨덴계 운용사 키네빅(Kinnevik)을 비롯해 프로무스 벤처스와 인벤처 등이 참여했다. 인큐브는 2021년 말 설립됐으며, 공동 창업자로는 산업 장비업체 샌드빅(Sandvik)과 에너지 엔지니어링 그룹 아커(Aker) 출신의 휴고 노르델(Hugo Nordell)과 스카이프(Skype), 클라르나(Klarna) 등에서 경험을 쌓은 조니 비게르트(Johnny Bigert)가 이름을 올렸다.
인큐브의 핵심 기술은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향후 생산 비용, 복잡도, 설계 최적화 가능성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해준다. 노르델 CEO는 “하드웨어 개발은 외형, 기능, 생산 비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정교한 균형의 문제”라면서, “초기 설계가 제조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나중에 생산 비용이 폭등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존 컴퓨터 지원 설계(CAD)나 제품 수명 주기 관리(PLM) 도구와 달리, 인큐브는 제조 비용 연산을 수작업 시뮬레이션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AI 기반 엔진이 설계 변경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기술 외 사용자에게도 이해하기 쉬운 결과를 제공한다. 이로써 생산 부서와 개발 부서 간 협업이 더욱 정확하고 민첩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키네빅의 투자 디렉터 타티아나 샬랄반드(Tatiana Shalalvand)는 “AI는 제품 설계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엔지니어링 팀이 훨씬 빠른 속도로 협업·반복·검증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큐브는 볼보(Volvo) 그룹과 우주 부품 제조사 루아그(RUAG) 그룹 산하 비욘드 그래비티(Beyond Gravity) 등 산업 전반의 파트너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플랫폼을 검증했다. 그 결과, 제품 개발 시기 단축 최대 50%, 생산 비용 최대 30% 절감, 엔지니어링 효율 두 배 향상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산업용 로봇 제조사 코그니보틱스(Cognibotics)의 개발 책임자인 마티아스 반베르그는 “인큐브 덕분에 정밀 부품 리스크를 공급업체 및 고객들과 사전에 파악하고 완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자금 조달을 계기로 인큐브는 유럽 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것을 기업의 미션으로 제시했다. 특히 AI 도입 확대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자사 기술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미국 및 유럽 지역에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