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표 통신사 보다콤이 케냐의 최대 통신업체 사파리콤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아프리카 통신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현지 언론 더스타가 12월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보다콤은 사파리콤 지분 20%를 약 357억7천만 랜드(한화 약 3조 원)를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케냐 정부로부터 15%, 영국의 보다폰(보다콤의 모회사 역할을 하는 글로벌 통신사)으로부터 5%를 각각 매입한다는 내용이다. 이 거래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마무리되면, 보다콤의 사파리콤 지분은 기존 35%에서 55%로 확대되어 경영권도 확보하게 된다.
이번 인수는 케냐 정부가 심각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보유 중이던 국유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정과 부채 부담 증가로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냐는, 통신 분야처럼 수익성이 높은 자산을 민간에 넘겨 재정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파리콤은 동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통신업체로, 현재 6천2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보다콤이 남부 아프리카 전체에서 보유한 가입자 수(4천610만 명)나 이집트 지역에서 확보한 5천100만 명보다도 많다. 특히 케냐 내에서 출시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엠페사(M-Pesa)'는 전통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송금·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사파리콤 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보다콤 측은 이번 인수가 단순한 지분 확대를 넘어,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디지털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샤밀 주숩 최고경영자는 이번 거래를 통해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 인접국가 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보다 광범위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같은 아프리카 내 대형 통신사 간의 인수 합병 흐름은 대륙 내 디지털 전환과 금융 포용성 확대 과정에서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에서는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확대가 기존 금융권에 도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