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가 안전 운전의 대명사라는 기존 이미지와 달리, 최근에는 일반 운전자처럼 과감하거나 심지어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고, 웨이모 차량의 주행 알고리즘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 샌브루노에서 한 경찰관이 음주운전 단속 중 웨이모 차량이 유턴 금지 구역에서 불법 유턴을 하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지 지시를 받았지만 차량에는 운전자가 없었고, 웨이모 운영자는 스피커를 통해 사과하며 조사를 약속했다. 이는 자율주행차가 교통 법규를 오기했거나, 시스템 오류 가능성을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다.

비슷한 시기인 10월에는 조지아주에서 웨이모가 경광등을 켜고 멈춘 스쿨버스를 무시하고 그대로 지나친 일이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해당 사건에 대해 웨이모 측에 공식 질의서를 보내, 운행 중단 가능성, 소프트웨어 수정 여부, 리콜 계획 등을 점검하고 있다. 미국 교통법상 스쿨버스가 경고등을 켜고 정차하면 다른 차량은 멈춰야 하므로, 이는 중대한 법규 위반으로 간주된다.

미국 내 다른 주에서도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텍사스주 당국에 따르면 학기 시작 이후에만 19건에 달하는 스쿨버스 우회 위반 사례가 웨이모 차량에서 발생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경찰이 범죄 용의자를 통제 중일 때 웨이모 차량이 해당 구역을 통과하는 돌발 상황도 있었으며, 이외에도 자율차의 급가속, 신호위반, 불법 차선 변경 등 다양한 위험 행동들이 드러났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웨이모 차량이 애완동물을 치이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10월 말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치어 숨지게 했고, 최근에는 개와 충돌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운전 스타일이,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공격적인 뉴욕 택시기사 같다'는 주민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웨이모 측은 이러한 변화를 놓고 "트래픽이 복잡한 도심에서 효율적으로 운행하려면 더 적극적인 주행이 필요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웨이모는 현재 피닉스·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등을 중심으로 도심 및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확대 중이며, 자사 차량이 누적 9천600만 마일 이상을 무사히 주행했고 큰 부상 이상 사고 비율은 인간 운전자보다 91%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위반 사례와 이에 대한 시민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자율주행차가 진정한 '도로의 안전 운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규제 양측에서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자율주행차의 규제 강화와 안전성 검증에 대한 기준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기술 기업들이 안전성과 주행 효율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할지가 자율주행 산업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