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FOX)의 220억달러(약 29조5000억원) 규모 로쿠(ROKU) 인수 거래가 미국 법무부의 추가 심사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경쟁과 소비자 영향에 대한 자료를 더 요구했다.
미 법무부는 8일 폭스와 로쿠에 이른바 ‘세컨드 리퀘스트(second request)’를 보냈다고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두 회사는 인수 심사와 관련한 데이터와 문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세컨드 리퀘스트는 대형 인수합병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더 깊이 검토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나 연방거래위원회가 자료를 추가 요구하는 절차다. 추가 자료 검토 결과에 따라 조사가 종료되거나 요구 범위가 조정될 수 있으며, 필요하면 전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번 요구가 인수 차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초기 신고 자료만으로는 거래가 경쟁과 소비자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가 심사로 거래 종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두 회사가 요구 자료를 상당 부분 제출한 뒤에도 법무부의 심사가 이어질 수 있다.
폭스는 지난 6월 로쿠를 주당 160달러에 현금과 자사 주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거래 가치는 기업가치 기준 약 220억달러다.
폭스는 현금 96달러와 폭스 클래스A 주식 0.9693주를 로쿠의 클래스A·B 주식 1주와 교환할 예정이다. 거래 조건은 현금과 주식이 결합된 구조다.
인수안에는 폭스의 뉴스·스포츠·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투비(Tubi), 로쿠의 커넥티드TV 플랫폼과 로쿠 채널이 결합된다. 로쿠는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콘텐츠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미국 무료 광고형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는 이번 거래가 겨냥하는 사업 영역과도 맞닿아 있다.
법무부가 들여다볼 쟁점은 폭스가 로쿠 플랫폼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선 배치할 가능성이다. 로쿠는 TV와 스트리밍 기기에 운영체제를 제공하며, 이용자가 콘텐츠를 발견하고 시청하는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
폭스가 로쿠의 이용자 데이터를 광고 사업에 활용하거나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를 홈 화면에서 불리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로쿠 플랫폼의 유통 영향력과 폭스의 콘텐츠·광고 사업이 결합할 경우 경쟁사에 미칠 영향이 주요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폭스 최고경영자인 라클런 머독(Lachlan Murdoch)은 두 사업을 별도로 운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폭스와 로쿠는 거래 종결 뒤에도 로쿠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거래에는 폭스 주주와 로쿠 주주의 승인도 필요하다. 미국을 포함한 관련 규제 당국의 허가 절차도 남아 있다.
두 회사는 인수 거래를 2027년 상반기에 마무리한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추가 자료 제출과 법무부 심사 결과가 이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