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해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같은 지표를 근거로 국민의힘의 ‘경제 파탄’ 주장을 비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지표까지 애써 외면하며 경제가 파탄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국민 불안을 부추기는 선동”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와 체감 경기 해석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서 2분기 명목 GDP가 전 분기보다 9.2%, 전년 동기보다 26.4% 늘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명목 GDP 증가율은 1979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명목 GDP는 물가 변동을 포함한 경제 규모를 나타내기 때문에 실질 GDP 성장률과는 산출 기준과 의미가 다르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3.1%, 전년 동기보다 15.6% 증가했다. 한국은행 통계상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8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질 GNI는 물가 변동을 반영해 국민의 실제 구매력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명목 GDP와 실질 GNI의 개선만으로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 전반이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지표 해석에는 구분이 필요하다.
한 원내대표는 “명목 국내총생산은 4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실질 국민총소득도 15.6% 늘었다”고 말했다. 앞선 본지 보도에서도 명목 GDP는 물가와 가격 변동을 포함한 경제 규모이며 부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의 분모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명목 GDP가 부채비율 등 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여야의 공방은 미래대응기금으로도 번졌다. 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미래 지향적 소통과 협치를 제안한 지 하루 만에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했다며 “참으로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미래대응기금을 ‘쌈짓돈’으로 표현한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한 원내대표는 해당 기금을 “국가 비상금이자 재정 저수지”라고 규정하며, 민주당이 여러 차례 사실관계를 설명했지만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치안·부동산·주식·국가재정 등 “모든 영역이 파탄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는 국회의 예산 통제를 우회해 정부가 자금을 임의로 사용할 수 있고, 미래 세대에 부채를 넘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같은 경제·재정 현상을 두고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민주당은 명목 GDP와 실질 GNI 등 거시지표 개선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체감 경기와 재정 운용의 위험성을 문제 삼았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대정부 질문을 두고도 국민의힘에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그는 대정부 질문이 “거짓 선동과 무책임한 공세로 정부를 흠집 내고 정쟁을 키우는 무대가 아니다”라며 민생을 위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공방은 경제 지표의 개선 여부보다 지표가 경제 현실을 어느 범위까지 설명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대정부 질문에서 명목 GDP와 실질 GNI의 의미, 미래대응기금의 운용 방식이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