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악용한 사이버 사기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설립된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임퍼닷에이아이(Imper.ai)가 딥페이크, 음성 모사, 소셜 엔지니어링 기반의 사기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비전과 함께 2,800만 달러(약 403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공식 출범했다.

임퍼닷에이아이는 화상회의, 챗앱, 전화, IT 헬프데스크와 같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에서 참여자들의 실제 신원을 판별하는 기술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눈에 띄는 특징은 대화 내용이 아니라 장치 텔레메트리, 네트워크 진단 정보, 행동 시그널, 기업 내부 컨텍스트 같은 변조가 어려운 메타데이터 기반 분석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에이전트 설치나 플러그인 도입 없이 기존 업무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복잡한 기업 환경에서 강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흔적(digital breadcrumbs)' 분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AI와 결합된 정교한 사기 공격에도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음성 변조나 영상 위조 등을 통해 더욱 교묘해지는 사이버 공격을 사람의 행태적 특성과 기기 환경 분석으로 사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임퍼닷에이이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노암 아와디시(Noam Awadish)는 "AI 기반 사칭 공격은 이제 기업의 재정 손실과 명성 하락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가트너는 2027년까지 기업 중 절반이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보안을 위한 솔루션에 예산을 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우리는 단순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안 책임자들이 기술적 기반을 갖추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퍼닷에이아이의 이번 투자 라운드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레드포인트 벤처스(Redpoint Ventures)와 배터리 벤처스(Battery Ventures)가 공동 리드했으며, Maple VC, Vessy VC, Cerca 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배터리 벤처스 파트너이자 임퍼닷에이아이의 이사회 멤버인 바라크 셔스터(Barak Schoster)는 “사칭은 이제 보안 환경의 부수적 위험이 아니라 핵심 전술로 자리잡고 있다”며 “임퍼닷에이아이가 실시간 검증이라는 궁극의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기업 보안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이제 막 대중에 등장했지만, 이미 금융, 헬스케어, 기술 산업 내 일부 선도 기업들이 시범적으로 임퍼닷에이아이의 솔루션을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사기 수법이 고도화되는 이 시점에서, 디지털 신뢰성 검증이라는 테마가 기업 보안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