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 업계를 뒤흔들 수 있는 초대형 인수전에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의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과 현대 스트리밍 강자가 손을 잡을 경우, 시장의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2월 5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워너브러더스가 넷플릭스와 단독 협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며칠 내 공식 발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논의 중인 인수 대상은 영화·TV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플랫폼 HBO 맥스 부문이다. 워너브러더스는 별도로 보유한 케이블 방송 부문을 매각 전까지 분할할 계획이다.
워너브러더스는 2022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출범한 대규모 미디어 그룹이다. 영화·드라마 제작 스튜디오는 물론 HBO 맥스, CNN, TNT, 디스커리 채널 등 각종 유료방송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해 기업 가치는 약 600억 달러(한화 약 88조 2천억 원)로 평가된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파라마운트, 컴캐스트까지 총 3개 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넷플릭스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제안 금액 중 약 85%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하며 경쟁자들보다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 인수합병(M&A)에서 흔히 발생하는 반독점 심사가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넷플릭스는 만약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계약 파기 시 50억 달러(약 7조 3천억 원)를 지급하는 방안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수전에 뛰어든 파라마운트는 입찰 과정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식적으로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파라마운트 측은 워너브러더스가 독립적인 분석 없이 넷플릭스에 유리한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주주 이익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워너브러더스는 해당 서한을 이사회에 회람하며, 결정은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 같은 흐름은 스트리밍 업계의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HBO 맥스를 비롯한 전통 미디어 자산까지 확보할 경우, 콘텐츠 확보력과 플랫폼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다. 이에 따라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등 주요 스트리밍 경쟁사들도 새로운 대응 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